유불선 ‘평화세계’ 이루고자 했지만
현실은 도리어 종교 때문에 ‘분쟁’
평화행보 계속됐지만 해결책 못돼

[천지일보=박준성·김현진 기자] 종교에 깃든 근본정신은 자비, 사랑 그리고 평화다. 하지만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종교는 그 정신이 온데간데없고 지구촌 역사에 가장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현재도 지구촌 갈등과 분쟁, 전쟁의 약 80%가 종교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종교로 인한 갈등과 폭력(테러)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지구상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행과 사랑을 베풀어야 할 종교(인)가 인류에게 가장 큰 고통을 가져온다는 사실이 실로 놀랍다. 종교 간의 갈등으로 세계 평화가 깨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종교로 인해 일어난 분쟁과 전쟁에서 흘린 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경서 속 ‘이상향’ 표현 달라도 ‘영생·평화’ 추구

그렇지만 종교가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이상향은 현실과 다르다. 신의 가르침 즉 계시(啓示)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한 종교의 이상향은 천국 곧 파라다이스, 낙원, 극락으로 온 인류가 바라는 세계다. 이는 각 종교의 경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경서마다 표현한 이상향은 다르지만 결국 말해주고자 하는 세계는 미움과 다툼, 고통과 사망이 없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과 즐거움,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이다. 각 종교의 목적이자 경서가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는 ‘영원한 생명과 평화’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종교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종단과 종파를 형성하고 있다.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우리나라도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종무실)에 등록한 종교만 해도 수백 개다. 등록되지 못한 종교도 많다. 이 중 대표적인 종교(종단)만 우선 선정해 이상향을 살펴보자.

우선 기독교의 경서인 ‘성경’은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요 죽음이 없는 영원한 세계를 이상향으로 가르치고 있다. 성경에 따르면 천국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영계의 천국(계4장)이 있으며, 또한 그 영계 천국(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이 땅에 임해 펼쳐지는 지상천국(계21장)이 있다. 이 지상천국은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더 이상 사망이나 고통스런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세계라고 성경은 말해주고 있다.

불교에서는 이상향이 누구나 잘 알듯 극락세계인 극락정토(極樂淨土)다. 극락정토는 살아 있을 동안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바르게 산 사람들이 죽어서 가는 곳을 말하고 있다. 이 극락정토가 잘 표현된 ‘영천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에는 경전 기록을 토대로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고 극락세계에 도착하는 사람들과 아미타부처의 설법을 들으며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이들의 모습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 용담유사 원문에서는 이상향을 신선이 사는 세상이라는 ‘지상신선(地上神仙)’이라 해 마찬가지로 지상천국을 말하고 있다. 이후 동학 후학들이 지상선경(地上仙境)이라는 말로 표현을 살짝 달리했으나 의미는 같다. 천도교에서는 지상천국이란 말을 쓰기도 한다.

유교에서의 이상향은 다양한 말로 표현했지만 ‘평화를 이룬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유교학자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철학 교수에 따르면 유교는 이상향을 평천하(平天下), 치국(治國), 대동(大同), 인(仁)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있다.

이 교수는 “평천하나 치국 모두 평화의 메시지이며 대동과 인 역시 사람의 마음을 강조해 결국 수기치인(修己治人) 곧 스스로 수양해 먼저 개인에게 평화가 오면 가정, 나아가 세상이 평화롭게 됨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간의 기본덕목인 성(聖), 지(智), 인(仁), 의(義), 충(忠), 신(信)을 지키면 평화를 이룰 수 있음을 덧붙였다.

이슬람교의 경서 꾸란은 유일신 알라(하나님)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있어 이상향을 천국이나 낙원으로 표현한다. 천국은 갖가지 종류별로 나누는데, 각각마다 정신적 영역의 정도를 달리하고 있다. 일곱째 천국은 형태를 초월한 창조물의 마지막으로 나타내고 있다. 꾸란도 마찬가지로 영원한 생명과 평화의 세계를 추구한다. ▶계속됩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