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K정착지원센터 박정순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NK정착지원센터 박정순 대표
함흥서 교사로… 지금은 탈북민 봉사 앞장
“北 모르면 시행착오, 통일 비용 증가 불가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남한에 거주하는 2만 5000여명의 탈북민은 중요한 통일 재원으로 주목된다. 북한 사회를 경험했던 만큼 통일 이후 북한의 변화를 선도할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이들 탈북민을 통일 역군으로 기르는 것과 더불어 북한 사회와 통일에 대한 ‘인식의 벽’을 허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지난 2005년 설립된 NK정착지원센터는 그런 일을 하는 곳 중 하나다.

NK정착지원센터는 탈북 여성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산하에 NK푸른꿈학교, 가정행복상담센터, 평안의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탈북민 전문상담기관은 이 센터가 최초다. 설립자 박정순 대표는 지난 2004년 탈북해 국내에 들어왔다. 북한에서 함남공산대학 사로청일군반과 함경남도 제1교원대학교 교양원 학과를 졸업하고 함흥시 소학교 교사를 역임했다. 국내에선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상담을 통한 탈북민 봉사에 힘써오고 있다.

박정순 대표가 탈북민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통일 때문이다. 그는 탈북민이 선발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북한 사회를 잘 모르면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고, 통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남한 내 탈북자들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북한에 가서 각 분야를 주도할 때 통일 비용 역시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박 대표는 보고 있다.

“우리 탈북자들이 남한에 대한 정보가 없이 왔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모르면 똑같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탈북자들 제대로만 키우면 통일 비용이 절약되는 이유입니다.”

◆“남북한 문화 차이 없다”

남북한 간 통일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문화적 이질성도 박 대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남북이 분단된 지 오래지만,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는 박 대표가 강의할 때마다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다. 그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죽지 못해 산다, 바늘 가는 데 실이 따라간다는 옛말이 북한에서 그대로 쓰인다”며 “탈북자와 한국 사람의 문화적 충돌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크게 없다”고 지적했다.

남북 간 문화적 차이를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왜 문화적 차이라고 심하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외국인은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이지만, 탈북자들은 휴전선 때문에 제3국으로 돌아서 왔을 뿐, 기본적인 문화는 같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어느 날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도 통일의 꿈을 불어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국인들은 통일에 대해서 자기와 상관없는 먼 훗날의 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통일에 대한 인식부터 바꿀 것을 요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