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털어 롯데건설 보유 제과 주식 1만 9000주 매입
순환출자 고리 약 34% 해소… 투명 경영 의지 나타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그룹이 투명한 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지배구조 개선 차원으로 자신의 사재를 털어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주식 전량을 매입했다.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장마감 후 롯데제과 주식 1만 9000주를 종가인 주당 188만 2000원에 사들였다. 이날 주식 매입 금액만 모두 357억 58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TF팀은 신 회장이 롯데 계열사 주식 매입을 통해 전체 순환출자 고리 중 약 34%가 해소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총 6.7% 보유하게 됐다.

순환출자는 그룹 내 A회사가 B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다시 B회사는 C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식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진 끝에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회사가 다시 A회사의 지분을 보유해 소유관계가 끊이지 않고 순환하는 것을 말한다.

신 회장이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주식 매입을 통해 롯데제과와 롯데건설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은 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건설이나 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 등으로 이어지는 다수의 순환출자 고리로 돼 있다.

이 중 신 회장의 롯데제과 주식 매입으로 롯데제과와 롯데건설의 지분관계가 정리되면서 순환출자 고리들이 끊어진 것이다. 이로써 롯데제과에서 롯데건설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가 됐다.

이번 두 계열사의 지분 정리로 신 회장이 지난 11일 경영권 분쟁 과정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함께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 이행 의지를 보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매로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서 276개로 140개나 한꺼번에 줄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신 회장의 이번 롯데제과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순환출자 해소가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그룹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난 26일 지배구조 개선 TF를 출범했다. TF팀은 호텔롯데 IPO,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투명성 제고 등 총 4가지의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실행 중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오는 11월 말까지 꾸준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해소하는 것이 롯데그룹의 목표다.

한편 롯데그룹은 올해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신동빈 회장이 거론되고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문제가 드러나면서 신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재벌 개혁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재벌 총수가 국감에 출석한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이 불발로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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