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입었던 금박 무늬 연두색 당의와 진분홍 저고리.

화초 문양의 금박이 어우러져 화려하게 장식된 붉은색 스란치마.

100년 가까운 세월이 무색할 만큼 왕실의 위엄과 자태를 그대로 뽐냅니다.

조선시대 마지막 황녀. 비운의 삶을 살다간 덕혜옹주의 눈물 맺힌 유품들이 9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유품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24일 일본의 한 대학 부속 박물관으로부터 기증 받은 7점.

덕혜옹주가 일본에 머물며 입었던 옷이라는 의미를 넘어 당대 조선 왕실의 복식이라는 점에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안보라 /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원]
“7점의 적은 수량이지만 당대 조선시대 왕실 복식의 최고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고 더불어 불행한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의 삶과 대한민국 황실문화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고종 황제가 환갑에 본 고명딸로 예쁨을 한 몸에 받았던 덕혜옹주.

일제강점기인 1925년, 어린 나이에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다케유키와 정략 결혼한 뒤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우여곡절 끝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혼과 딸의 죽음, 10대 후반에 시작된 조발성 치매까지. 여자로서도 어머니로서도 순탄치 않았던 그녀의 삶.

덕혜옹주의 눈물 젖은 저고리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됩니다.

[정신염 / 한국영상대 외국인 교환학생]
이 복식이 한국의 마지막 황녀의 옷이라는 것을 들었다. 덕혜옹주의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픈 역사와 관계되어 있으니 앞으로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강수 /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역사를 알지 못하고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볼 수 없다. 젊은이들도 역사 공부에 신경을 쓰고 나라에서도 교육을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

(영상취재/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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