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치트의 ‘2015년 2분기(4~6월) 인터넷 사기피해 통계’ (자료제공: 더치트)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사이버 범죄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편한 소비’를 포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최근 ‘사기 동향’을 알아놓는 건 어떨까. 상대방의 ‘나쁜 꾀’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18만건의 사기피해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더치트’를 통해 이를 살펴봤다.

◆피해물품 1위 ‘휴대폰’

더치트의 ‘2015년 2분기(4~6월) 인터넷 사기피해 통계’를 보면 휴대폰 및 주변기기가 2340건으로 인터넷 사기 피해 최다 품목 1위를 차지했다. 티켓·상품권(827건)이 두 번 째를 기록했다. 이어 유아동·출산 물품(743건), 가전·전자제품(614건), 컴퓨터 및 주변 기기(562건), 태블릿·노트북(481건), 카메라 및 주변기기(426건), 도서·학습 물품(384건) 순 등으로 많았다. 피해는 포털 카페에서 7884건(87,3%)이 발생했다. 그다음은 ‘번개 장터’로 총 795건(8.8%)의 피해가 있었다.

◆“원하는 물건은 안 오고 웬 크레파스?”

지난 6월 한 달간 더치트엔 ‘주식회사 레파스’ 명의로 8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피해 물품은 시계, 제모기, 아이패드, 악기 등으로 다양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에게 배달된 물건은 ‘크레파스’였다. 피해사례 조사 결과 용의자는 ‘레파스’라는 예금주명을 사용해 피해자에게 법인명의의 계좌를 사용하는 것처럼 안심시키고 이 같은 사기를 친 것이다. 이러한 택배 피해 사례는 많다. 대신 오는 물건도 크레파스뿐 아니라 벽돌, 소주병, 물병 등으로 다양하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라오는 ‘삽니다’라는 글도 온라인 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 사기범은 ‘삽니다’라는 게시글을 노려 자신에게 물품이 있는 것처럼 속인 후, 물품을 보내지 않거나 다른 물품을 택배로 보내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게시자가 주로 물품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서 사기 피해에 쉽게 노출된다는 게 더치트의 설명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리조트 숙박권을 삽니다”라는 글을 올린 게시자만 골라 쪽지를 보낸 뒤 연락하는 ‘쪽지형 사기수법’도 성행하고 있다.

◆“조심해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사기’란 조심해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알아둔다면 어느 정도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금융사기 유형은 크게 ▲선입금 사기 ▲현장 사기 ▲택배발송 사기 ▲오픈마켓 직거래 유도 사기 ▲안전거래(에스크로) 사칭 사기 ▲쇼핑몰 개설 사기 ▲3자 사기 ▲ 성매매·조건만남 사기 등 8개로 나뉜다.

우선 선입금 사기란 구매자가 판매자의 계좌로 입금하면 판매자와 연락이 끊기는 유형이다. 대표적인 사기 유형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거래한다고 해도 안심하면 안 된다. 인적이 뜸한 곳에서 거래를 유도해 구매자를 폭행하고 금액을 편취할 수도 있다. 판매자라면 구매자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물품을 뺏길 수도 있다. 물품을 테스트한다며 건네받은 뒤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눈앞에서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고장 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해 봐야 한다.

택배 운송장 번호를 알려준다고 해서 원하는 물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흔한 택배발송 사기로는 구매한 물품이 아닌 다른 물품을 받는 경우다. 이때 판매자는 “먼저 물건을 보내고 택배 운송장 번호를 알려 줄 테니 입금해 달라”며 사기피해를 우려하는 구매자를 안심시킨 뒤 입금을 받고 연락을 끊는다.

오픈마켓 직거래 유도 사기란 유명오픈 마켓에 판매 물품을 등록하고, 구매자에게 “판매자의 계좌로 입금하면 해당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약 7~13%)만큼의 할인을 해주겠다”고 해 판매자의 계좌로 입금을 받고 연락을 끊는 유형을 말한다.

안전거래를 사칭한 사기도 있다. 사기용 의자인 판매자가 안전거래 사이트를 개설, 구매자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안전거래 사이트라며 안심시키고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다. 또 실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유명 안전거래 사이트가 보내는 SMS 및 이메일 형식을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쇼핑몰 개설 사기는 쇼핑몰 사이트에서 구매자에게 거래 금액만 결제 받고 사이트를 폐쇄하는 유형을 말한다. 해외 물품 구매대행 사이트의 경우, 해외에서 물품을 들여오는 시간을 이유로 장기간 시간을 끌어 사기 행위를 지속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수칙 지키기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한 금융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쇼핑몰 등을 이용한다. 턱없이 싼 가격을 제시하며 직거래를 제안하는 사람도 주의한다. 대형 오픈마켓이라고 해도 사업자정보를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인다. 거래 시엔 판매자의 게시물 정보를 캡처해 둬야 한다. 전혀 다른 물품이 와 신고해야 하는 경우 거래하고자 했던 물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자의 이름과 입금받는 사람의 이름이 다를 경우에도 의심해봐야 한다. 사정이 있다며 여자친구나 친구계좌 등으로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상대방이 주민등록번호 등 신분증을 촬영해 보내주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인 물품 거래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는 경우는 없다.

더치트 관계자는 “온라인 거래 시 안전거래를 이용하고 더치트에서 판매자의 연락처, 계좌정보에 대한 피해 이력이 있는지 여부를 조회하면 피해를 예방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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