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기피해 정보공유사이트 ‘더치트’ 김화랑 대표
[인터뷰] 사기피해 정보공유사이트 ‘더치트’ 김화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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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뉴스천지)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는 베낄 수 없어”
10년 간 사기 거래 및 피싱 방지 플랫폼 서비스
경찰도 수사에 이용… 사기 정보 18만건 보유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컴퓨터 부품을 사려다 온라인상에서 사기를 당했다.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엔 자신 있었는데 또 사기라니….’

알고 보니 상대방은 1년 이상 같은 전화번호와 계좌로 사기를 치고 있었다. 피해자만 40명에 달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적고, 수사도 진척이 없었다. ‘사전에 조회만 했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더는 안 되겠다.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를 만들자.’

18만건의 사기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더치트’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하루에 4000만원가량의 피해금액을 예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주요 고객이 소액결제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경찰청에서도 더치트의 정보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더치트는 지난 2006년 사기 거래 및 피싱 방지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이 됐다. 김화랑(34) 더치트 대표로부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더치트는.

금융사기 피해 정보를 공유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 간 공동 대응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온라인 사기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로는 국내 최대의 사기 거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사기꾼의 정보를 공유하고 조회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더치트’와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사기 행위에 사용됐는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모바일 앱 ‘클린콜’이 주요 서비스다.

-데이터베이스(DB) 축적 과정과 활용방법은.

피해자가 사기꾼의 정보를 직접 등록하는 방식으로 10년째 축적하고 있다. 입력 정보는 이름, 아이디, 계좌번호, 전화번호 등이다. 이는 2차 사기 예방에 활용된다. 거래 전 더치트에서 판매자의 연락처와 계좌, 아이디 등을 입력하면 피해 이력을 알아볼 수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모든 범죄가 그러하듯 100% 피해를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더치트가 개설된 후 경찰청에 접수되는 인터넷 사기 민원이 4분 1가량 줄어들었다. 더치트를 통한 누적 사기 예방 수도 90만건이 넘는다. 현재 금융사기 예방에 더 핵심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엔 60% 이상 피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하고 있는 핵심 솔루션은.

은행(계좌번호), 이동통신사(전화번호)와 제휴해 사기 정보를 자동 조회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현재 과정을 거치고 있고 올 하반기에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은 계좌이체 단계이기 때문에 이 솔루션이 시행된다면 파급력이 클 것이다. 더치트가 사회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더치트를 몰라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플랫폼 안에 종속된 작은 플랫폼을 꿈꾼다.

-경찰청 수사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

경찰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10년째 경찰에 사기 피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더치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찰은 현재 1480명 정도다. 국내 사이버 수사 인력이 다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기꾼들이 자신의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하기도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돼 해당 정보를 경찰청에 제공할 때도 있다. 역으로 경찰이 검거 소식을 등록해주면 해당 내용을 피해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사기범에 대한 정보도 개인정보다. 민감하지 않나.

실제 더치트 프로세스와 같은 서비스는 우리 주변에 매우 많다. 택배 보내는 사람이 물건 받는 사람의 정보를 택배회사에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비슷한 원리임에도 더치트는 사기범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다 보니까 왠지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물론 계속 그 문제를 안고 왔다. 그래서 변호사 법률 해석도 받았다. 결론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최근 금융권과 제휴를 맺고부터는 이 부분에 대해 더 확실히 짚고 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행정자치부와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결과는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력은.

현재 더치트와 경쟁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데이터와 노하우 등에서 따라오지 못한다. 대기업이 마케팅이라는 변수를 들고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같은 조건에선 우리를 이길 수 없다.

더치트 개설 이후 그동안 유사 서비스가 꽤 생겨났다. 심지어는 우리 서비스를 베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오타까지 똑같았다. 하지만 거의 사라졌다. 겉모습은 베낄 수 있어도 속에 축적된 건 따라 할 수 없다.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내부 안에서 이뤄지는 과정이 꽤 복잡하고 많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10년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정보의 질, 분쟁의 원칙, 관리 등 여러 방면에서 발전해왔다. 비용 부분에서도 경쟁이 안 됐을 거다. 우리는 거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초반엔 혼자서 모든 것을 다했다.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적어도 몇 명 이상의 직원이 필요한데 수익성 차원으로 접근했다면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관계자들끼리는 ‘미쳤으니까 할 수 있다’는 말이 오간다. 올해가 서비스를 운영한 지 딱 10년이다. 흐지부지한 건 싫다. 어떻게든 끝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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