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목포시의회 시민의 방에서 대한염업조합의 제갈정섭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로 옆자리에는 국립목포대학교 천일염연구센터장인 함경식 교수가 앉아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일본 위생규격과 전격 비교
뿔난 대한염업조합, 사실과 다른 오해에 반박 해명

[천지일보 목포, 신안=김미정 기자] 국내산 천일염의 위생상태 진실 공방이 뜨겁다.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천일염의 위생문제를 지적해 파장이 일자 소금업계에서 들고 일어난 것.

앞서 지난 7월 27일 황교익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천일염이 얼마나 더러운지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식용 소금 위생규격을 비교하면서 한국은 불용분(물에 녹지 않는 것) 허용 기준치가 일본의 15배나 높다고 꼬집었다. 또 천일염을 한나절 두면 검은 불순물이 가라앉는다며 사진까지 게재했다.

이에 대한염업조합은 지난 24일 목포시의회 시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익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자리에는 대한염업조합 관계자 외 천일염연구센터장인 함경식 국립목포대학교 교수도 참여했다.

국내산 천일염이 명품화, 세계화를 박차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에 정확한 사실확인을 살펴보고자 본지는 지난 24일 국립목포대학교 대한염업조합과 함경식 교수와 국내 천일염 70%를 생산하고 있는 전남 신안군의 입장을 들어봤다.

▲ 신안군 천일염산업과에서 제시한 소금정밀분석증명서 ⓒ천지일보(뉴스천지)

◆서해안 공업단지 내 물로 생산?

지난 5월부터 시행된 소금산업진흥법은 천일염 생산해역으로부터 1㎞ 이내에 오염물질 배출 행위나 가축사육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품질검사를 받도록 고시돼 있다. 전남 신안군 천일염산업과는 중금속 등 11가지 항목에 대해 검사하는 ‘소금정밀분석증명서’를 소지하고 있다. 천일염산업과 관계자는 “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필요에 따라 수시로 검사를 하는 등 염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색식물 없애고자 농약 사용?

신안군 관계자는 “요즘은 함초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함초소금도 나오고 있다”며 “농약은 예전에 염색식물(함초, 칠면초)을 없애기 위해 사용했지만 2013년 이후부터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염전 비닐장판에 환경호르몬이?

천일염을 생산할 때 까는 비닐 장판에 환경호르몬 문제가 대두됐다. 특히 장판이 찌그러지고 깨져서 구멍이 난 것을 보면 소금을 긁을 때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신안군은 “현재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 비닐장판의 80%는 이미 환경호르몬이 없는 친환경 소재로 바꾼 상태며, 나머지 20%도 친환경 소재로 바꾸도록 교체 비용의 60%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일염에 포도상구균과 대장균?

황교익씨는 천일염에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으며 실제 소금에서 세균이 존재한다는 논문을 인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함경식 교수는 “바다에서 바로 채취한 소금에서는 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먹는 소금은 수분함량이 15% 미만인 것만 판매가 허용(채취한 후 2~3개월 이상 지난 것)되기에 이러한 경우에는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신안군 천일염산업과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엔 식용 소금 세균 기준 無?

신안군 관계자는 “일본에서 생산하는 소금은 100%가 천일염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금이기에, 공장에서 생산하는 정제염과 자연에서 천연 햇빛으로 증발해 생산하는 천일염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천일염에 포함된 개흙 괜찮나?

프랑스 게랑드 소금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소금 속에 포함된 개흙의 여러 가지 미네랄 성분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소량의 흙이 들어간 것은 개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신안군은 “우리가 먹는 어패류나 물고기도 사는 환경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개흙으로 말하는 흙과 모래가 들어있다”며 천일염에 들어간 개흙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간장 공장은 외국 소금 쓴다?

신안군 측은 ‘국내 간장 공장이 국내산 천일염이 더러워서 호주산을 수입해 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면 반박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CJ주식회사도 신안군 신의면에 천일염 공장을 가지고 있고, 청정원으로 더 잘 알고 있는 대상주식회사도 신안군 도초면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신안군에서 생산한 천일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고추장도 정제염과 신안산 천일염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며 황교익씨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밝혔다.

한편 이달 26~29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2015 소금박람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천일염 심포지엄’이 열릴 계획이어서 국내산 천일염에 대한 의문점을 100%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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