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문제 사라지고 사회에 빛이 되는 宗敎界 되길 바라며

2009년이 종교편향과 갈등 문제로 많은 종교계 내에 많은 어려움과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면, 2010년에는 그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고 종교 간 화해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로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 아직은 쑥스럽고 어려운 문제라면, 각 종교 간 중제자가 되고 이웃종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천지일보가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프고 쓰리더라도 썩고 뭉그러져 곪아터진 상처를 치료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 중에 각 종단의 치부(恥部)가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고 회개해 새롭게 거듭날 때에 비로소 종교가 종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본지는 수차례에 걸쳐 각 종단이 안고 있는 문제를 꼬집고 재조명해 보다 투명하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종교세계가 될 수 있도록 그 길을 닦고자 한다.

편견과 편향 넘어 종교상생의 가치 발견하는 한 해로

종교백화점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다종교사회를 이루고 있는 나라 가운데서 종교 간 분쟁이 없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와 종교, 종단과 종단 사이에 종교편향 문제가 논란의 쟁점으로 떠오르며 사회와 종교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불교계는 정부 공직자의 종교적 발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며 공직사회의 종교편향 문제를 놓고, 정부 측에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형평성 있는 행동을 요구해 왔다.

작년 불교 한 종단에서 승려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의식성향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설문에 참여한 10명 중 8명이 한국 사회의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해 종교 갈등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 같은 설문조사 내용에 대해 타 종교 성직자 또한 대체적으로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종단 및 NGO 단체를 통해 성시화운동이나 공직자들의 종교적 발언, 개신교 사립학교에서의 강제종교교육, 노방전도로 인한 타인의 종교 자유 침해 등의 심각한 종교 갈등 문제를 제기하며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개신교에서 범죄 없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자는 비전을 제시하며 꾸준히 펼치고 있는 성시화운동은 종교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다.

성시화운동본부에서 펴낸 성시화운동 편람에 의하면 ‘성시화란 완전한 하나님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기에 그곳에 사는 시민은 개신교 신자가 될 것인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한다’ ‘시 예산의 십일조는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에 쓰여질 것이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와 누구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빼앗는 범법행위와도 같다.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 최근 들어 몇몇 종교지도자들이 이념과 지역의 벽을 허무는 노력에 힘쓰기보다는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을 통해 사회를 더 어지럽게 하는 등 정교분리의 원칙을 깨가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과 종교인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그렇기에 종교편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적실히 요구되고 있다. 상대와 악수를 하기 위해서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 누군가는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무조건 정부에 요구하며 마냥 기다릴 수많은 없다. 종교의 문제는 종교인들이 해결해야 한다. 상대의 기를 억누르고 제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종교는 사회의 빛이다. 상대의 이해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진실한 마음으로 알아가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준비된 자세로 대화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상생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종교의 주인은 어느 한 쪽이 망하고 힘 있는 자가 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종교 갈등이 아닌 모든 이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상생을 이끄는 종교상생의 가치가 살아나야 하겠다.

▲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성역(聖域)인 종교계로 끝까지 남길

흔히 종교계를 마지막 남은 성역(聖域)이라고 한다. 아니, ‘한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무엇보다 가장 투명해야 할 곳은 종교계이다. 그러나 지금은 재정 비리, 부자세습 등 교계를 들여다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뿌연 유리잔을 들여다보는 것 같기만 하다.

‘투명’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물 따위가 속까지 환히 비치도록 맑음’의 뜻과 ‘사람의 말이나 태도, 펼쳐진 상황 따위가 분명함’ 등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종교계의 재정운영에 대해서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듯, 하나라도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 물론 몇몇 종교계 내에서는 재정운영에 대해 공개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계가 아직까지도 재정운영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공개의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높았지만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성과는 찾지 못했다.

‘종교 내부 일이니까’란 말로 일축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한 대형교회 유명 목사가 재정비리 의혹을 받아 그 교회 장로들이 사법부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건이 있었다.

본인들도 교회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울타리를 넘어서 소리를 내고 있음을 부끄럽다면서  이 상황까지 왔음을 전한 사건이었다. 결국은 부와 탐심이 원인이겠지만, 이차적으로 보면 비공개적인 재정운영도 무시할 순 없다. 이밖에도 부자세습, 탈세 문제 등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종교계의 현실에 맞서서 몇 년 전에 발족한 종교법인제정추진시민연대(종추련)는‘종교법인법’의 제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들은 종교법인법이 제정되면 재정의 투명성이 확보돼 세습, 탈세, 배임, 횡령 등 종교계의 부정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깨끗하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종교인들 스스로가 정직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제는 더 이상 종교계가 ‘은폐주의적’이란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작금의 시대와도 부합되지 않는다. 떳떳하게 투명하게 나아가야지만 사회와도 화합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이렇듯 종교계 내부의 문제는 더 이상 종교계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이며, 나아가 사회와 함께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대두됐다.

▲ 종교가 사회에 빛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같은 종단 내에서의 갈등부터 해결해야 한다.

같은 종교 내에도 종교 갈등 존재

종교란 ‘으뜸 종(宗), 가르칠 교(敎)’로써 으뜸가는 가르침이란 뜻이다. 종교인이라 하면 으뜸가는 가르침을 받은 자로서 관용과 이해, 화합과 상생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종교의 현실을 살펴보면 안타깝다. 같은 종교인들이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있고, 타 종교인들과는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고 상생하지 못하고 반목하며 갈등하고 있다.

같은 종교인들은 서로 화합하고, 타 종교 간에는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천지일보’는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그렇기에 앞서 종교계의 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기독교를 살펴보면 가톨릭과 개신교로 갈라져 있다. 16세기 초 로마 가톨릭에 반기를 든 ‘마르틴 루터’ 등에 의해 개신교가 생겼다.

로마 가톨릭에서 러시아 정교회, 영국 성공회가 분리됐다. 7세기경에는 ‘무함마드’가 알라신(기독교의 하나님과 같은 존재)으로부터 계시를 받아 기록했다는 ‘코란’을 경전으로 하는 이슬람교가 생겨났다. 이슬람교는 수니파와 시아파로 크게 둘로 나눠져 있다.

개신교는 장로교·감리교·침례교·성결교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나눠져 있다. 우리나라 개신교 교파 중에서 가장 크다는 장로교도 수백 개가 넘는 교단으로 갈라진 상태며 다른 교파도 예외는 아니다.

불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지만 일백 개가 넘는 종파가 우리나라에 있다. 민족종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학혁명을 주도한 수운 최제우를 중심으로 하는 종파도 수 개가 있고, 단군왕검과 관련된 종파도 여럿 있다.

신앙의 대상이 하나요, 가르침도 하나인데 이렇게 갈라진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문제다.

흰 것은 희다, 검은 것은 검다 해야 한다. 흰 것을 검다  하지 말고 검은 것을 희다 하지 말아야 한다.

종교인이라 한다면 종교인이 아닌 사람과는 구분이 돼야 한다. 종교인이라면 무엇인가 달라야 한다. 쉽게 말하면 우주보다도 더 넓은 마음을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인은 넓은 아량과 포용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객관적으로 사물과 사실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색경시물부지물지정색(色鏡視物不知物之正色)’이란 말이 있는데 그 뜻은 색이 있는 안경을 쓰고 사물을 바라보면 그 사물의 바른 색깔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사심임사부지사지진실(私心臨事不知事知眞實)’이란 말은 어떤 사실에 있어 사사로운 생각으로 사실을 바라본다면 그 사실의 진실을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내 생각만 옳다하거나 내가 믿는 교리만 진리라고 주장만 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열린 생각이 필요하다. 같은 종교 간에는 화합하고 타 종교 간에는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길 줄 알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오게 될 것을 기대해본다.   

끝없는 고질병 ‘빈익빈 부익부’

▲ 어떤 종단이 되었던 종교는 사회에 빛이 되는 존재여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비단 사회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교계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끈질기게 계속되어 온 종교 내 고질병 중에 하나다. 

특히 개신교는 대형교회가 들어서면 인근 소형교회 교인들이 대형교회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소형교회 목회자들의 생계에 위험이 따를 정도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월간지 ‘목회와 신학’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향후 10년 뒤 가장 심각하게 다뤄지게 될 문제를 ‘교회의 양극화’ 문제로 보고 있다고 조사 발표한 바 있다.

마치 대형마트(SSM)와 같다고 지적한 양희송(청어람아카데미) 실장은 “교회를 장사하는 사람들이 상권을 갖고 논란하듯 이래야 하는가”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얼마 전 사랑의교회가 ‘교인들을 수용할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로 2100억 원이 넘는 고가의 교회를 강남에 짓기 위해 건축헌금을 모았지만 일각에서는 불필요하게 크게 짓는 것은 주위 소형교회들을 배려하지 못한 채 이루어지는 행태로 지적하기도 했다.

황영익(사랑의교회 건축대책지역교회협의회 사무총장) 목사는 “이번에 건축될 교회의 문화시설 및 공간 계획과 제반 프로그램은 다양한 세대와 그룹을 흡수하고자 하는 마케팅적 정책”이라며 “타 교회의 양을 몰아오기 위해 대형목장을 지어 기존 지역의 울타리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교회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돈 액수에 비례되어서는 안 되지만 현재로선 대형교회는 풍부한 자금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알찬 점과 유명한 목회자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에 소형교회를 벗어나는 것으로 본다.

또한 불교에서도 빈부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유와 욕망의 억제를 강조해 온 불교가 요즘엔 겉치레에 치중하는 모습이 출가수행자들이 착용하는 승복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법보신문’이 전했다.

율장에 의하면 부처님은 출가 수행자에게 사치스런 승복을 금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고급 원단, 고급 염색으로 다양한 모양의 승복이 나타났으며, 여름철에 입는 삼베로 만든 승복과 겨울철에 입는 누비로 만든 승복은 최고 3백만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는 10만 원대 정도이다.

이에 따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스님의 경우 한 벌에 최고 수백만 원 하는 승복을 입는가 하면, 가난한 스님은 저가의 기성품을 입는 것으로 나타나 빈부 격차의 차이가 불교 내에서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자본주의의 악영향에서 오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종교계에서도 발생되는 만큼 그냥 묵과할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서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사회 자본주의의 악영향이 종교 안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는지 실질적인 데이터와 문제점을 발견해야 할 것이며, 종교 안에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는 사회법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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