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60% 이상이 개학 이후 ‘방학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이 시작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석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졸음을 참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초등학생 61% 방학 후유증 시달려… 저학년>고학년
“학교생활 적응 못 해”… 자녀와 마찰 경험 부모 90%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 지난 20일 개학한 김혜진(9, 여)양은 여름방학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방학 동안 무절제한 생활리듬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고역이다. 방학 기간에 보습학원을 다닌 김양은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팬 활동을 하느라 틈나는 대로 컴퓨터를 붙들고 살았다. 낮에 학원을 가야 하니 밤에 컴퓨터를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김양은 개학 후 몇 일째 지각했으며, 수업시간에도 수시로 졸아 집중하지 못했다.

새 학기가 시작됐다.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느슨했던 방학 생활을 하던 초등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방학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www.yoons.com)은 지난 17~21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6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녀가 방학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1%였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이 더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학년의 후유증 비율은 67.1%로 고학년(4~6학년, 52.4%)보다 14.7% 더 높았다. 가장 흔한 증상(복수응답)으로 ‘아침 늦잠(87.6%)’이 가장 많았고, ‘하교 후 피곤’이 50.1%로 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다 늦게 잔다(23.6%)’ ‘쉽게 짜증을 내는 등 불안 증세가 나타난다(20.1%)’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11.4%)’ ‘코피 등 이상 증세를 보인다(8.4%)’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7.7%)’ 등의 증상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방학 후유증은 평균 8.1일 정도 지속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로 인해 자녀를 혼내거나 자녀와 마찰을 빚은 경험은 90.3%나 됐다.

학부모 대부분은 개학을 앞두고 자녀의 방학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특별 관리에 돌입하기도 했다. 개학 준비방법(복수응답)으로 ‘일찍 재우고 일찍 깨우기’가 53.8%, ‘평소 식사시간에 맞춰 밥 먹이기’가 38.2%, ‘운동 등 체력관리’가 28.5%, ‘매일 책상에 앉아 공부하게 하기’가 23.2%, ‘학원 등 사교육 시작’이 11.4% 등으로 집계됐다.

‘관리를 통해 실제로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효과를 봤다’는 학부모는 79.7%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12.9%, ‘효과 없다’는 7.4%였다.

또 학부모들은 학기 중보다 방학을 더 힘들어했다. 학부모의 68.1%는 ‘학기 중보다 방학이 더 힘들다’고 답했다. ‘밥과 간식을 끼니마다 챙겨주어야 해서(54.2%)’ ‘게임·TV에 집착하는 아이들과 매일 전쟁이라서(31.3%)’ ‘방학숙제 등을 하기 어려워서(24.7%)’ ‘아이들이 어지른 집을 매일같이 치워야 해서(21.5%)’ 등의 이유(복수응답) 때문이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이 방학 후유증을 겪지 않도록 개학을 앞두고 흐트러진 생활리듬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각을 지켜야 하고, 숙제 등 해야 할 일을 부모님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