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 능포
박선해
 
그 바다, 능포는 뱃사람들의 삶을
하루하루 바람에 말리어
갈매기 날개깃에
어부의 노래를 실어 보낸다

바다를 지키는 사람들 웃음 뒤로
사연은 사연이고 인생이야 인생이고
그건 그런 거야 하면서
횟거리 다듬는 여느 아낙의
회한 어린 미소가 시름이기야만 하랴
오늘은 파도의 이빨처럼 껄껄껄 소리가 난다

평생을 살아 예까지 웃고 울고
이 바다 능포에 다 버렸을 게지
사랑과 이별과 한숨과 비탄까지
능포에 남아 고스란히
묻힌 삶이 여기 다 있겠지

누가 내게 말 좀 해다오
여기 능포 바다 사람들
출렁이는 파도가 웃음이 되고
추억이 되고, 사랑이 되고
눈썹에 걸린 까딱없는 수평선이 되어
이 능포 앞바다를 말없이 지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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