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이다. 해방 직후 6.25전쟁으로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오가지도 못하게 된 한반도는 아직 진정한 광복을 맞지 못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 최근 광복 70주년을 조롱한 북의 도발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연이은 망명은 북한 정권의 와해가 얼마 남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가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독일은 통일 25주년을 맞는다.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의 통일은 1989년 가을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교회(St. Nikolaikirche Leipzig)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우리가 그 인민이다(Wir sind das Volk)”로 시작된 민주화운동이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다(Wir sind ein Volk)”로 구호가 바뀌면서 통일에 대한 국민적 요구로 전환됐다. 당시 독일 국민의 통일 요구는 동서 냉전체제가 붕괴되는 시점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이러한 결과는 독일 국민조차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고, 독일인 스스로 神의 섭리라 믿고 있다. 오랜 세월 교류하면서 통일을 준비해온 독일이었지만 통일 직후 독일은 대혼란을 겪었다. 한동안 통일 회의론도 나왔다. 특히 통일을 준비하지 않은 청년들의 정신적 충격이 컸다. 그러나 혼란은 곧 극복됐고 통일은 독일의 성장 동력이 돼 유럽을 이끌고 있다.

독일에 비해 남북 교류도 사실상 전무한 한반도는 통일 이후 혼란이 불 보듯 뻔하다. 자명한 것은 우리의 분단 기간이 길수록 통일비용은 커가고 통일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야 할 우리 민족의 과업이라는 사실이다.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가장 큰 원동력은 독일에서 봤듯이 통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누구보다 평화를 근본이념으로 하는 종교인부터 한뜻을 품고 움직여야 한다. 통일을 위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남북 정치권에는 쓴소리도 내뱉어야 한다. 후대에 통일된 조국을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 종교인부터 하나 될 때 한반도의 통일은 더 속히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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