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최태원 회장, 당분간 자숙하며 ‘큰 그림’ 구상할 듯

朴정부 첫 기업인 사면
SK “경제활성화에 총력”
조만간 大투자 나설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아 2년 7개월여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귀환한다. 지난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뒤 900여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기업인 사면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사면에서 경제인은 총 14명이 포함됐다. 재벌 총수들 중 최태원 회장만이 유일하게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당초 ‘복권 없는 사면’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최 회장은 사면과 함께 복권이 함께 이뤄져 경영 일선에 나서는 데 제약이 없게 됐다.

‘오너 부재’로 위기를 겪은 SK그룹은 최 회장의 귀환으로 경영 공백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 측은 사면 발표 후 “SK그룹 전 구성원은 이번 결정이 국민 대통합과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단행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바람인 국가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자숙 차원으로 등기임원 등 그룹 내 경영 복귀를 당장은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복권이 된 만큼 경영 복귀의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SK그룹은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업경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총수의 장기공백을 통감했다. 총수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결과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가 구축돼 있지만, 오너 부재로 굵직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해 장기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 초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 M&A건이다. SK는 렌터카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네트웍스를 통해 KT렌탈 매각 본입찰에 뛰어들었지만, 1조 200억원을 쏟아 부은 롯데그룹에 밀렸다.

이외에도 SK그룹은 동부발전당진, 동부하이텍, ADT캡스, STX에너지, 호주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UP), 중국 윤활유 법인 퉁이 등 굵직한 M&A건에서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특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선 그룹 총수의 역할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SK네트웍스는 총수 공백으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일단 최 회장은 그룹에 복귀와 함께 투자와 해외사업 등 전반적인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부진했던 신사업 진출과 투자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장기 부재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SK그룹은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대규모 투자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은 사면으로 외국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해외 네트워크 연결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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