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빛낼 20代 10名의 스타들 ④ 장민익]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위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 장점

     

 

지난 6일 한때 김병현(31)과 함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빅 유닛’ 랜디 존슨(47)이 은퇴를 선언했다. 존슨의 은퇴에 맞춰 공교롭게도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 ‘빅 유닛’이 등장한다. 바로 장민익(20, 두산)이다.
지난해 실시됐던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장민익은 다음달 순천 효천고 졸업을 앞둔 새내기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장민익을 잡은 이유가 있다. 무려 207cm에 달하는 키를 앞세워 위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체중이 80kg 후반밖에 나가지 않아 근력이 약해 최고 구속이 130km에 머물렀지만 체중이 불어나면서 지난해 8월 미추홀기에서 140km로 빨라졌다.

이를 본 두산은 향후 몇년 앞을 바라보고 장민익을 데려왔다. 게다가 장민익은 ‘빅 유닛’ 존슨처럼 왼손잡이. 두산이 좌완투수 기근에서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현수 등 유망주를 키워내며 ‘화수분’이라는 별명을 얻은 두산으로서 최고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이미 장민익은 두산 훈련에 합류해 잠실구장에서 윤석환, 조계현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윤 코치와 조 코치 모두 투수를 육성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들이어서 장민익의 기량도 쑥쑥 자라고 있다. 또 입단 당시 90kg대 중반에 머물렀던 체중도 어느덧 100kg를 넘겼다. 현재 두산에서는 105kg까지 체중을 늘리고 근력을 키워 구속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키만 놓고 보면 ‘한국의 랜디 존슨’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린다. 큰 키로 위에서 내리 꽂는 투구가 되기 때문에 타자들은 실제 구속보다 10km 더 빠르게 느낀다. 이는 분명 장점이다.

유망주로서 장민익이 해결해야 할 것은 많다. 투구 밸런스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고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유연성도 높여야만 한다. 존슨조차도 메이저리그에서 밸런스와 유연성을 키우기 전까지는 ‘별 볼 일 없는 선수’로 평가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때 쉬운 일은 아니다.

장민익의 올해 목표는 일단 ‘1군 진입’이다. 두산 코칭스태프도 장민익이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찰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고된 훈련기간을 견뎌내고 기량이 급성장한다면 2010년대 한국 프로야구는 분명 ‘한국의 빅 유닛’의 시대가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