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눈물이 났다, 나 또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서
[리뷰] 눈물이 났다, 나 또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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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스틸 컷. (사진제공: KAFA FILMS/CGV아트하우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생계밀착형 잔혹 코믹극이라고 했지만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느껴졌다. 나중에는 눈물이 났다. 우리 모두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같아서.

지난 4월 말에 열린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받은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올여름 극장가 나들이에 나선다.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수남(이정현 분)’의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그린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KAFA 장편과정 7기인 안국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걸출한 신진 감독 탄생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자격증만 14개를 보유하며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수남은 취직 후 같은 회사에서 남편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잠도 줄여가며 투잡을 넘어 쓰리잡을 참아가며 열심히 일했지만 수남은 늘어나는 것은 빚뿐이라 한탄한다. 마침 그러다 빚을 한방에 청산할 기회가 찾아오고 수남은 빚 청산을 넘어 자신의 행복 되찾기에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되는데.

영화에서 수남은 사랑하는 남편과 행복하기 위해 투잡을 넘어 쓰리잡까지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다. 사랑을 위해서 돈을 벌고 돈을 벌어서 행복에 도달하고 싶은 수남.

오로지 여자로서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뿐인 수남은 맹목적이고 열정적이면서도 순수하다.

세상은 그런 순수한 수남을 가만두지 않는다. 순수한 그녀에게 세상은 참으로 불친절하다.

수남이 살아가는 세상은 ‘성실한 나라’이지만 불친절한 세상은 수남을 이상한 나라로 들어 온 ‘앨리스’로 바라볼 뿐이다.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사진제공: KAFA FILMS/CGV아트하우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웃픈’ 세상을 유머러스하고 잔혹하게 비틀고 있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중반까지 당하고만 있던 수남은 서서히 자신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서 불친절한 세상 그리고 사람에게 자기 방식대로 행복 사수하기에 나선다. 극단적인 방법을 들어가면서 자신과 남편을 지키려는 수남의 모습은 마치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오르기도 하다.

오로지 여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서 몸부림치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속 마츠코의 단면은 수남을 조금 닮았다. 하지만 수남은 마츠코보다 더 진취적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보다 자신의 희망과 행복을 사수하는 데 더 급급하다.

영화는 수남의 진취적인 모습을 묘사하면서 생계밀착형 코믹잔혹극에서 다큐멘터리로 넘어간다. 슬프고 잔혹한 일상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이런 감정선들을 잘 살린 것은 이정현의 연기가 이번 영화에서 빛을 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간 여배우들이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로 연기자로서의 카리스마를 증명해왔던 이정현은 이번 영화에서 역대급 광기를 선보였다. 광기어린 강렬한 모습을 뒤로하고 푼수처럼 웃으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수남을 연기한 이정현은 극의 몰입도를 한 번에 끌어 올린다.

이정현의 맹목적이면서 사랑스럽고 순수하면서도 광기 있는 연기와 더불어 5포 세대를 잔혹하면서도 코믹하게 비꼰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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