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방수현 씨가 1996년 국가대표 선수시절 당시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는 방일수 원로 코미디언. ⓒ천지일보(뉴스천지)

원로 코메디언 방일수 베네딕토

"먼저 내가 웃을 준비가 돼야
상대방을 즐겁게 해줄 수 있어”

신앙 안에서 재능 봉사
요양원·교도소·성당에서
수십년째 웃음봉사 활동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가톨릭)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믿음 소망 사랑이잖아요. 사람들에게 봉사를 통해 사랑을 나눠주고 싶었지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 여겼어요. 먼저는 내가 웃을 준비가 돼 있어야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가 있는 것이니까, 내가 웃을 준비를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해서 눈감는 그날까지 사람들에게 웃음 줄 겁니다.”

각종 행사에서 MC를 맡으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있는 75세 노장 코메디언이 있다. 1970~1980년대 공중파 방송에서 코미디언으로 이름을 날린 방일수씨다. 방씨는 요양원. 교도소 등 수십년째 ‘웃음 봉사’를 하며 흘러간 대중가요를 보존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대중문화 보존과 봉사를 자신이 해야 하는 신앙적 사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베네딕토’라는 영세명을 갖고 있는 평범한 가톨릭교도이다. 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한국 국가대표로 당당하게 금메달을 거머쥐고 현재는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방수현씨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 원로 코메디언의 신앙생활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의 신앙생활이 궁금했다. 지난달 중순 그가 현재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그 시절 그 노래 보존회’ 사무실을 찾아갔다. 작고 소박한 그의 사무실은 그간 활동해온 여러 행사에서 찍은 사진들로 도배가 돼 있었다. 사회 각층 인사들과 함께한 흔적이었다. 방씨는 신앙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봉사’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방씨에게 신앙생활 중 겪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금세 딸 자랑을 시작했다. 딸 방수현이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을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딸이 금메달을 눈앞에 놓고 있으니까 이게 묵주를 들고 기도를 하게 되더라는 거지요. 성당 식구들도 모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기도를 했어요. 아 그런데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수현이가 7대 0으로 지는 게 아니겠어요. 계속 지니까 ‘예수님 없다’고 내가 묵주를 던져버렸지요. 그런데 갑자기 이기기 시작하는 거에요. 다시 묵주를 주워서 열심히 기도하기 시작했지요.”

◆ 신앙 위해 신약성서 2번 필사

그는 그 이후 그의 신앙 활동이 많아졌다. 신앙의 성숙을 위해 마태오복음부터 요한묵시록까지 신약성서를 2번 필사했다. 그가 필사한 성서는 양장본으로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단다.

“전체적으로 통달은 못했어도 필사하려고 정독하다보니 흐름을 알고 있었죠. 예수님이 몇 대손이라든가 하는 부분 등 필사하다보니 재미가 있었죠. 그때부터 신앙이 재미있어서 사목회에도 참석하게 됐죠. 그러면서 수석부회장도 하고 성찬봉사회장도 맡게 됐지요. 5년 5개월 동안 했어요.”

그는 성당에서도 교인들 앞에서 웃음으로 봉사했다. 방씨는 피정 때에는 식사 후 교인들 앞에서 자신의 입담을 일명 ‘소화제’라고 소개하며 웃음을 줬다.

그가 처음 성당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중학교 때다. 1960년대 먹고 살기 어려웠던 당시 성당에서 구호 물품을 나눠줬기에 방씨 가족들은 모두 성당을 의존했고, 자연스럽게 가족의 신앙이 됐다. 방씨는 일요일에 공연이 있어도 되도록 주일 미사에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공연을 가도 주일 오전에는 미사가 있으니까 꼭 참석하려고 노력했지요. 딸 수현이도 성당에 아주 열심히 다녔어요. 아내의 신앙 덕분이죠. 수현이는 아내가 신앙으로 키웠어요. 아내는 저보다 더 열심히 신앙을 했으니까요.”

방씨는 자신의 활동 바탕에는 신앙이 자리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신앙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으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 방일수 원로 코미디언이 신앙 간증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약력
- 한국연예예술인협회 이사
- 한국예술문화계승총연합회 이사
- 그시절그노래보존회 상임고문
- 전 KBS·MBC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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