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는 2017년부터 시행
개정안에 ‘평가유의사항’ 신설
“수능 개편안도 연말에 발표해야”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2018년(초등학교는 2017년)부터는 수학 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는 것이 금지된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정책연구 공청회’를 열고 수학 교육과정의 2차 시안을 발표했다.

수학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이 공개한 2차 시안에는 ‘교수학습 유의사항’과 ‘평가 유의사항’이 새로 포함됐다. 그동안 시험 문제 출제 내용이 교과서 범위 안에만 있으면 학교가 아무리 문제를 어렵고 복잡하게 내더라도 규제할 수단이 없었다.

새로 도입된 ‘평가 유의사항’에 따르면 초등학교 수학에서는 ‘2시 48분’을 ‘3시 12분 전’과 같이 표현하는 등의 복잡한 시각 읽기는 다루지 않으며, 중학교 과정에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를 활용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 등 필요 이상의 고난도 문항의 출제를 제한했다.

또한 성취기준의 수준과 범위 적정화를 통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수학 교과의 학습량도 20% 정도 감축했다.

학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정비례·반비례와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구하기는 중학교 과정으로 옮겼다. 계산이 복잡한 분수와 소수의 혼합 계산은 내용에서 아예 빠졌다.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헥타르(㏊) 등의 단위도 사용할 수 없다.

중학교에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과 등식의 변형, 도수분포도표 자료의 평균 구하기 등의 내용이 빠졌다. 이차함수의 최대·최소 구하기와 연립일차부등식은 고등학교에 가서 배우게 된다.

고등학교 공통 수학에서는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이 빠졌다. 선택과목 중 ‘수학Ⅱ’에서는 미적분의 핵심 원리를 쉽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줄였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분할’과 ‘모비율의 추정’을 학생들이 어려워한다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삭제했다.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는 ‘공간벡터’를 삭제하고, 과목 이름도 ‘기하’로 바꿔 진로선택과목에 넣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학습량 감소폭이 8.7%밖에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두 개의 성취기준을 하나의 문장으로 통합해 실제로 두 가지인 경우, 삭제된 성취기준이 다른 성취기준의 하위 요소인 경우, 고1의 수학 수업시수 축소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 등이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사교육걱정은 이번 시안의 학습량 감소폭을 초1~2학년 6.1%, 초3~4학년 19.7%, 초5~6학년 7.4%, 중학교 5.3%, 고등1학년 2.6%로 분석했다. 이 단체는 고등학교 심화 미적분의 대학 과정 이동, 공통수학 중 순열과 조합에 해당하는 부분을 확률 교과로 배치, 중학교 형식 논증 삭제 등 학습량 경감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2015년 통합 교육과정 개편이 확정된 뒤 올해 말까지 이에 호응하는 수능 개편 방안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까지 시민단체와 교육계, 수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새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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