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벌어지는 규탄시위.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55)가 짐바브웨 서부 황게 국립공원의 명물 수사자 ‘세실’을 처참하게 죽여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세실은 화살과 총에 맞은 뒤 목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지난 27일 공원 밖에서 발견됐다. 파머는 5만달러(약 5800만원)를 주고 현지 가이드를 고용, 사자를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해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짐바브웨 EIN뉴스는 정부 당국이 파머를 도운 가이드 2명을 밀렵 혐의로 기소했으며, 파머에 대해서도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장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잔혹하게 사냥한 파머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www.janegoodall.org)에 성명을 발표해 “세실의 죽음을 전해 듣고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밝혔다.

백악관 청원사이트에는 파머를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12만명이 서명했다. 배우 미아 패로는 파머의 치과와 집 주소를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미네소타주 블루밍턴에 있는 파머의 병원 앞에는 수백명이 몰려와 항의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사자를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난 세기 20만 마리였던 아프리카 야생 사자는 현재 3만 마리로 급감했으며, 그 가운데 60%가 지난 30년 새 사라졌다.

사냥한 동물의 머리나 가죽 등을 전시해놓는 사냥꾼들을 ‘트로피헌터’라 부른다. 아프리카 초원에 가서 멸종위기종까지 가리지 않고 사냥하는 트로피헌터의 90% 이상이 미국인이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사자의 신체 부위를 기념품 따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다. 1999~2008년 이런 거래의 64%가 미국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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