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강경 무장조직의 ‘양대 산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아프가니스탄 국가보안국은 29일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 탈레반 지도자가 2년여 전에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압둘 하십 세디치 국가보안국 대변인에 따르면 오마르는 지난 2013년 3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2011년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오마르까지 사망하면서 이슬람 강경무장조직의 양대 거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한쪽 눈을 실명한 오마르는 6년 동안 아프간을 이슬람 절대주의 체제로 이끌어 온 인물로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은신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간에 침입한 미군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도주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록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파키스탄에서 나토(NATO) 다국적군을 상대로 전쟁을 지휘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부호 출신인 빈 라덴이 ‘서비스오피스’로 지하드(이슬람성전)를 시작하고 전투적인 면보다는 학자나 경영자에 가까웠다면 오마르는 아프간 탈레반의 칸다하르에서 군벌에 가담해 소련 침공과 내전을 직접 겪은 인물이다. 오마르가 1996년 5월 미국의 압박에 갈 곳이 없어진 빈 라덴을 아프간으로 받아들이면서 둘은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지가 됐다.

죽은 지 2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오마르의 사망 소식이 공개된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의 2차 평화협상을 앞두고 있어 이와 관련된 건 아닌지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4월 5일(현지시간) 은둔의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통치 19주년을 기념해 웹사이트에 5000자 분량의 오마르 전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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