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151-3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사진제공: 문화재청)
오대산 사고 관할했던 강릉서 특별전
환수된 실록 10책·의궤 40책 등 첫선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일제강점기에 약탈당했다가 환수된 실록과 의궤가 광복 70년을 맞아 의미 있는 장소에서 공개, 전시된다.

문화재청 후원으로 강원도(도지사 최문순)가 주최하고 강릉시(시장 최명희)가 주관하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특별전’이 오는 8월 6일부터 31일까지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의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유산이다. 실록은 조선시대의 정치·외교·군사·제도·법률·경제·산업·교통·통신·사회·풍속·천문·지리·음양·과학·의약·문학·음악·미술·공예·학문·사상·윤리·도덕·종교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망라하고 있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귀중한 역사 기록물이다.

또 실록은 일시에 편찬된 사서가 아니라 대대로 편찬한 것이 축적된 기록이다. 대체로 조선시대에는 왕이 승하하면 다음 왕 때에 임시로 실록청(實錄廳)을 설치해 전 왕대의 실록을 편찬하는 것이 상례였다.

‘기록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의궤는 조선시대 600여년(1392∼1910년)에 걸친 왕실의 주요 행사인 결혼식, 장례식, 궁중연회, 사신영접 등이 시기·주제별로 정리돼 있어 조선왕조의 의식변화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왕조 국가의식의 핵심을 이루는 길례(吉禮, 제사), 가례(嘉禮, 혼인 등), 빈례(賓禮, 사신 접대 등), 흉례(凶禮, 장례 등), 군례(軍禮, 군사 훈련 등)를 기록하고 있어 국가의식의 흐름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의궤는 보통 필사본으로 제작됐으나 활자로 인쇄돼 폭넓게 반포된 것도 있다. 조선 건국 초부터 제작되다 임진왜란으로 모두 소실되고, 조선 중기 이후 본격적으로 제작됐다. 보통 5~8부 정도가 제작됐는데, 임금 열람을 위해 고급재료로 만든 어람용 1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관련 관서 및 오대산 사고를 비롯한 지방 사고에 나눠 보관했다.

이번 전시는 원래 소장 장소인 강원도에서 열리는 의미와 더불어 강원도민에게 실록과 의궤를 처음 공개한다는 데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전이 열리는 강릉은 조선시대에 오대산 사고를 관할하던 곳으로, 역사적 연고성을 지니고 있다.

▲ 명성황후가례도감의궤 (사진제공: 문화재청)
강원도 평창에 자리한 오대산 사고(五臺山 史庫, 사적 제37호)는 임진왜란 이후 건립된 조선 후기 4대 사고 중 하나다.

오대산 사고에 보관 중이던 실록과 의궤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2006년(실록)과 2011년(의궤)에 국내로 각각 일부가 환수됐다. 이들은 조선시대 기록유산의 정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굴곡진 역사를 담고 있어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특별전’에서는 실록 10책, 의궤 40책을 비롯해 각종 궁중유물과 사진들이 함께 전시돼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황제책봉 ▲어진제작 ▲왕실장례 ▲왕실책봉 ▲왕실건물 ▲왕실추존 ▲왕실혼례 ▲왕조실록 등의 주제별로 꾸며진다.

한편 문화재청과 강원도는 “이번 전시회가 문화유산의 홍보·활용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상호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화올림픽의 실현에 있어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 첫날인 오는 8월 6일 오후 2시에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 개관식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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