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터뷰] 바쁜, 너무 바쁜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작가 인터뷰
[영상인터뷰] 바쁜, 너무 바쁜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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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터뷰/김경태 36)
“왜 싫을까? 젊은 세대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싫다는 입장이 요즘은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이 나라의 어떤 미래가 젊은 사람들을 봤을 때 바로미터로 보인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지금 20대들이 희망을 잃고 있다는 게 대한민국 미래에서 매우 큰 불안 요소가 아닌가.
이민을 구체적으로 뭐 알아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기회가 되고 여건이 된다면 이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장강명 작가 인터뷰)
Q. 책을 쓰게 된 동기
이 책을 쓸 때 이런 식으로 생각 하고 썼거든요. 처음에 뉴스사이트 댓글 같은 데서 아 한국 싫다 이민 가고 싶다. 이런 댓글 되게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문제에 기자처럼 접근 했던 것 같아요. 아, 이게 요즘 사회의 트랜드구나. 사회의 젊은 사람들의 정서구나. 그러면 이것을 가지고 소설을 써야겠다. 그럼 한국을 싫어하는 정서를 어떻게 소설로 쓰지? 이민 가는 사람으로 해야겠다. 제일 핵심이니까. 이민 가는 사람은 한국이 싫어서 가는 것이니까. 한국에서 젤 설움 받는 사람이 가는 거로 해야겠다. 근데 어느 정도 공감이 가야 하니까 이 사람이 되게 특수한 사람이라서 가는 게 아니라 너무나 평균적인 상황인데, 어떻게 보면 그 평균적인 상황 자체가 당사자들에게는 힘들고 그래서 못 살겠다 하고 나가는 딱 그런 선을 생각해보자. 그게 생각을 해보니 20대 여성, 아주 극빈층은 아니지만 저소득층 아주 고졸이라든지 차별받지 않지만, 그냥 어중간한 중위권 대학.

Q. 독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
저는 두 가지를 생각했는데요. 하나는 이제 좀 한국이 얼마나 살기에 팍팍한 곳인가 하는 것을 좀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은 늘 우리가 겪는 일인데 하도 자연스럽게 겪기 때문에 오히려 의식을 못하는 문제들이에요.
출퇴근할 때 파김치가 되어 출퇴근하고 예비 시어머니 시부모 만나서 대학 어디 나왔니 이런 이야기 같은 거, 집에 모아 놓은 것은 얼마니 그런 것으로 가늠을 당하고 또 뭐 학벌 때문에 괜히 주눅을 들고… 하도 자연스러우니까 의식을 못하다가 그게 글자가 되어서 누군가가 이거 너무 부조리하지 않아? 하고 분통을 터트리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볼 때 아, 이게 분통이 터질만한 일이지. 부조리한 일이지. 여기 되게 부조리한 땅이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하나였고요.
또 두 번째로는 부조리함이 있는 곳이라는 것과 상관없이 어쨌든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내가 행복해 질수가 있는 환경을 찾아가서 나는 행복해지면 된다. 남들이 나보고 외국 병을 걸렸느니 뭐니, 거기 가면 너는 뭐도 없고 뭐도 없고 차별받을 것이라느니 그거 상관없이 그냥 내가 원하는 게 나는 날씨 따뜻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면 가서 살아보자…

Q. 주인공 계나는
계나가 처음에는 한국이 싫어서 갔다가 중간 즈음에는 호주에서 더 행복해질 것 같다는 것을 깨닫고 막판이 되면 확실히 깨닫습니다.
나는 왜 한국에서 행복해질 수 없었는가. 나는 왜 호주가 맞는가. 자기가 끝에 가서 원하는 것을 깨닫고 원하는 것을 실행시키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 깨닫는 거에요. 내가 행복해지려면 이런 일을 해야 하고 이런 환경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계나는 주체적인 인간이 되는데요. 저는 이것을 읽는 분들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신다면, 그런 식으로 바뀌셨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뭘 원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깨닫고 심지어 계나가 우리 사회에서 칭송하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우리 사회에서 칭송하는 사람은 그런 거잖아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밥도 안 먹고 하루 열여섯 시간을 들여서 제가 해냈습니다. 챔피언 같은 사람을 원하는 거잖아요. 인간승리. 계나는 그런 것도 아니에요. 계나는 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고 싶은지만 않다. 그리고 그것에 충실해서 한 것이 철거 전문 건설회사의 어떤 회계담당. 저는 그런 삶을 살아보자. 여기서 맨날 시어머니랑 회사 욕하면서 사는 삶보다 훨씬 나은 삶이고 가치 있는 삶이 결국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삶이라 생각해요. 그런 삶을 살아보자. 그런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Q. SF를 좋아하는 이유
SF를 좋아하는 이유가 배경에 관심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 장강명 씨 소설은 인물 내면을 탐구하는 게 동시대 다른 작가에 비해 좀 덜하고 주변을 탐구하는 게 많다. 저는 그런 평가에 동의합니다. 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내면에 침잠만 하지 않고 걔를 그렇게 만든 외적인 조건들. 얘가 호주에 가서 겪게 되는 호주라는 배경, 이런 것을 되게 쓰는 제가 관심이 많고 묘사할 때도 관심이 많은 거죠. 내면보다 주변 세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그게 저의 글쓰기에 반영이 됐고 그런 저의 성향이 SF에서 온 것인지, SF 애호 인이라서 그렇게 된 것인지 제가 SF 팬인 것이라는 것과 굉장히 관련이 깊은 것이고…


Q. 기자에서 작가로
저는 기자 일을 되게 좋아했어요. 고되다고 생각하면서도 좋아했는데 데스크가 되고 나면 고된 것은 고된 것이고 관리직처럼 되게 되는 것이니까.
어느 시점에는 이것을 딱 박차고 나와서 하고 싶었던 것을 한 번은 도전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아내와 합의했던 것은 2013년 9월에 그만두니까 2014년 12월 31일까지 1년 3개월 동안 전업 작가로 열심히 해보고 1년 3개월 사이에 뭔가 성과가 없으면 다시 재취업을 하겠다. 1년 3개월이 째깍째깍 가는데 미친 듯이 써야겠다. 그래서 작년 같은 피치는 못 낼 것 같아요.

Q. 일하는 2200시간의 의미
다급하고 절박해서 그렇습니다. 제가 회사라는 조직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일 년 연 수입이 얼마가 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인데, 게으르게 있을 틈이 없겠더라고요. 보통 전업 작가를 하는 분들이 일 년에 장편소설을 한 권 내면 그런 생활을 몇 년 정도 매년 내면 다작 작가라고 하던데, 저는 일 년에 한 권을 내서 그 한 권이 그렇게 팔리지도 않는 것도 같은데 저걸로 생활이 될까 싶기도 하고 그럼 난 두 권 내야지 웬만하면 3권 내야지, 열심히 써서 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계속 쓰자.
일하는 사람의 마인드로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분들의 평균적인 눈높이로 대한민국을 보고 그것을 소설 속에 넣고 싶어요. 그런 긴장감을 계속 가지고 싶고 저도 그 정도 일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분들이 그렇게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책을 사는데 책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

Q. 저녁이 없는 삶에 대해
저녁이 없는 삶이 두 종륜데요. 맨날 회사에서 붙잡혀 있느라고 대부분의 지금 소위 정규직이라고 하는 직업들이 그렇죠. 마감에 붙잡혀 있느라고 정말 저녁이 없어서 한국에 보면 그런 분들이 절반쯤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저녁이 없는 삶이고요. 또 절반은 그냥 일자리가 없어서 저녁이 없어요.
아침부터 잠잘 때까지의 삶이 똑같아요. 멍하니 인터넷 서핑하고 또 그렇게 돈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멍하니 보내느라고 저녁이 없어요. 그 저녁이라는 게 아침 점심 일을 했기 때문에 일을 한 보람이 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여가생활을 하는 거잖아요. 여가라는 게 직업이 있으니 여가가 있고 그래서 저녁이 있는 것이거든요.
제가 2200시간이라고 한 것은 저도 그렇게 일하는 시간을 만들어 놓고 여가를 즐길 수 있게, 일하는 시간이 있어야 일하는 사람의 정서를 알기 때문에 한 거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2200시간을 일했으면 이제 쉬어도 된다. 이런 의미였습니다. 제가 그런 경지에 다다르지 않았지만 글쓰기가 제 삶을 침식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면 저는 거기에 저항했을 거에요. 그러려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글을 쓰는 것도 저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지 제가 막 문학의 전당에 저를 투신해서 그런 식의 작가는 아니거든요.
이건 아예 논외인데요. 저녁이 있는 삶을 주창했던 대선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하는 사람 일거리를 좀 뺏어서 일거리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면 다 저녁이 있는 삶이 될 것이 아니냐. 왜 이것을 못하냐. 하하하 저는 정말 공감해요.

Q. 발간을 앞둔 책에 대해
7월 말 8월 초에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제목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하구요.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여태까지 쓰던 것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도전했고 제 생각에는 되게 성공을 한 것 같거든요. 제가 이때까지 날 선 느낌의 소설을 썼는데. 이건 되게 슬퍼요. 독자 분들이 제일 눈여겨 봐주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10~11월 사이에 이거는 또 다른 의미로 좀 화제를 모으지 않을까 저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2세대 댓글 부대’라고 하구요.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을 모티브를 얻어서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는 어떤 업체의 이야기입니다. 시의성이 있는 주제고 소재니까 좀 화제를 모으지 않을까. 소설을 되게 날 서게 썼으면 날 서게 썼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정말 있는 힘껏 날을 세워서 썼어요. 한국이 싫어서는 제목이 되게 세 보이지만 실제 보면 그렇게 세지는 않은 책인데 2세대 댓글 부대는 제목은 그렇지만 내용은 정말 셉니다. 그래서 제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읽으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
그다음엔 내년 일월에 SF가 한 편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목성에서는 피가 더 붉어진다. 지금 연재하고 있는 소설이 이제 내년 초에 책으로 묶이는 내용이고요. 그리고 내년 5~6월에 에세이가 한 편 나오게 되는데 5년 만의 신혼여행이라고 합니다.

(영상촬영 편집/ 김미라, 문정신,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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