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호선 청구역 서석환 역장(왼쪽)과 위경호 부역장(오른쪽) (사진제공: 서울시)
[천지일보=송정순 기자]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김태호) 직원들이 10여일간의 추격 끝에 상습 성추행 용의자를 붙잡은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3일 오전 6시 40분경 5호선 청구역에서 근무하는 위경호(47) 부역장을 비롯한 청구역 직원들이 60대 성추행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용의자를 잡기 위한 청구역 직원들의 노력은 지난 16일 20대 여성고객이 성추행범으로 보이는 승객이 있다는 신고를 한 후부터 시작됐다.

이른 아침 종종 보이는 60대 남성이 역사 내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고 여자화장실을 출입한다는 것이었다.

17일 오전 이 사실을 전해들은 서석환 역장의 지시로 청구역 직원들은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여자화장실을 출입하는 용의자를 확인하고 역에 드나드는 시간과 주요 동선을 파악하는데 힘을 모았다.

21일 오전 고객안내센터에 근무하던 김의식 대리가 용의자를 발견해 추적했으나 놓쳤다. 23일 오전 6시 40분경 게이트를 무단 통과하는 용의자를 위 부역장이 고객상담실로 안내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용의자는 지하철에 탑승해 인근 신금호역으로 달아났고 위 부역장은 사회복무요원과 함께 뒤를 쫓아 신금호역에서 붙잡아 청구역 고객상담실로 이동했다. 그 후 현장에 도착한 서울지하철경찰대 수사1대에 용의자를 인계했다.

위 부역장은 “신고 얘기를 들었을 때 제 딸이 생각나 다른 사람의 일 같지 않았다”며 “그 동안 여러 여성분들이 불안해하셨을 텐데 이렇게 용의자를 잡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 역장은 “모든 직원이 힘을 모아 뜻 깊은 일을 해줘서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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