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정 운영 최우선 과제로 삼아… 특위 신설
野, 정부·여당 ‘밀어붙이기’ 방식에 반발… 개악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향후 정국의 주요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4대 부문(공공·교육·금융·노동) 개혁과제 중 ‘노동개혁’을 하반기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다.

여당은 ‘피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며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상반기 공무원 연금개혁에 이어 하반기에는 노동개혁 문제를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22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4대 부문 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노동개혁에 발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23일 4대 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최우선과제인 노동개혁을 위한 ‘노동시장 선진화 특위’를 우선 발족했다. 특위 위원장에는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이인제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개혁은 단기적으로 고통과 인내가 따르지만 장기적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길이고 우리 모두의 이익을 위한 길”이라며 “청년세대 즉 우리 아들 딸을 위해 노동개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한국노총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지금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상황”이라며 “일자리가 민생이자 복지이고, 전 세계가 일자리 전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당이 선봉에 서서 4대 개혁특위를 설치하고 연말까지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해외연구기관들이 발표하는 우리 노동시장에 관련된 지표를 보면 대부분 하위권을 나타내고 있다. 참 부끄러운 상황”이라며 “2014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우리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72위, 노동시장의 효율성은 86위, 노사협력은 13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6월 현재 청년실업률은 10.2%로 16년 만에 최고치다. 임금피크제 없이 정년 연장만 실시할 경우 청년실업자 수는 45만명에서 73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한 노동분야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 현안이라는 점은 국민 모두가 절감하고 있고 야당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밀어붙이기식 노동개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와 당정의 눈치보기에서 국민 무시, 야당 무시의 4대 추진과제가 만들어졌다”며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시장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이날 노동개혁 드라이브에 대해 “경제정책 실패, 일자리 정책 실패, 청년고용정책 실패를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호도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다”며 “개혁 대상은 노동에 앞서 이 행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경제정책의 실패이며 때때로 무분별한 우리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