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우치 기쓰스케 <분신>

불교 탄압하는 남베트남 정부에 저항한 승려 틱 광득


1963년 남베트남 사이공. 불교를 탄압하는 남베트남 정부와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유린해 오는 미국에 항의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한 승려가 있었다. 화염에 휩싸이며 부동의 자세로 앉아있는 그는 틱 광득.

미야우치 가쓰스케의 <분신>은 가치관이 흔들리는 이 세상에서 진심으로 믿을 만한 것을 찾아 베트남행 비행기를 탄 ‘나(작가)’가 틱 광득 스님의 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소설이다.

뉴욕 슬럼가 공원에서 우연히 줍게 된 신문에서 분신 사진을 보고 얼어붙는 충격을 받았던 ‘나’는 2002년 9.11테러로 초고층 빌딩이 불타며 푸른 하늘에서 무너져 내리는 영상을 보면서 다시금 틱 광득 스님의 분신 사진을 떠올린다.

‘이 세상에 믿을 만한 것이 정말 존재하는가?’ 그 물음에 작가의 가슴 속에 떠오른 사람은 무언가를 위해 자기 몸을 과감하게 바친 한 베트남 승려였다.

제56회 일본 ‘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 제57회 일본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소설은 마치 작가와 함께 베트남을 방황하는 듯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미야우치 가쓰스케는 이미 일본에선 문학으로 최고의 권위인 ‘아쿠다가와상’ 후보에도 몇 차례 노미네이트 된 작가로서 이번 작품이 한국 독자와의 첫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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