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에 내린 폭설로 광화문 일대가 빛이 없는 어둠으로 짙게 깔려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되는 4일, 서울에 눈 폭탄이 내려 곳곳에서 교통체증을 빚은 가운데 퇴근길 교통대란 또한 우려되고 있다. 

경사진 도로는 아예 차량들이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차도는 인도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평소와 비교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숭례문 뒤쪽 남산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서 쌓인 눈더미에 바퀴가 빠져 차가 옴짝달싹 못하자 두 명의 지나가던 행인이 힘을 보탰다. “영차~ 영차~.” 구호를 외치며 온 힘을 다하자 겨우 눈더미에서 차가 탈출했다. 

한진택배 장철수 씨는 “지금 배달해야 할 물품들이 많은데 눈 때문에 업무가 많이 지연돼 큰 일”이라며 “눈이 빨리 그쳐야 일을 마칠 수 있는데 이러다가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 한진택배 차량이 4일 내린 폭설로 인해 눈더미에 바퀴가 갇히자 운전자가 차를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 시청 방향으로 가는 도로 옆에는 어린 아이 키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그 옆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제설작업으로 인해 쌓이고 쌓인 눈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폭설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부산에서 41년 만에 숭례문을 찾아왔다는 조규준(61) 씨와 박성환(61) 씨는 이날 폭설로 인해 폐장한 덕수궁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규준 씨는 “서울에 내린 폭설로 인해 덕수궁에 들어갈 수 없어 덕수궁 돌담길만 거닐며 옛 추억을 더듬었다”며 “부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진기한 장면을 오늘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 눈으로 뒤덮인 청계천 대형 트리. ⓒ천지일보(뉴스천지)

행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던 한양대 양지훈(24) 학생은 “행단보도 표시가 눈에 쌓여 보이지 않는다”며 “오랜만에 눈을 봐서 좋긴 하지만 빙판으로 인해 사고가 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여러 대에서 울리는 싸이렌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제설차들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설작업에 나선 서울파이낸스센터 운영지원실 김대웅 씨는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며 “4~5년 전에도 이 정도 온 기억이 나지만 오늘은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연초라 점검할 서류와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엉뚱하게 눈 치우는 데 발이 묶여 고민이다”라며 “어서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4일 서울 전역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계’가 약 70도를 가리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신문사 시설관리과 임용천 부국장은 “내가 이곳에서 일한 지 26년 됐는데 이렇게 많이 온 눈은 처음”이라며 “시설관리과라 눈을 마땅히 치워야 하겠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는 직원 전체가 힘을 보탰으면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서울 전역에 내린 폭설로 인해 염화칼슘 등 제설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 광화문 광장 도로 일대에서 제설작업 중인 제설차량.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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