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룹 지배구조 정점 ‘통합 삼성물산’ 최대주주 등극
오너 일가 지분 30.4%… 안정적 경영 토대 마련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면서 ‘이재용 삼성’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의 상징적인 자리인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오는 9월 1일 출범하게 될 합병법인인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실질적인 지주회사이다. 지난 2013년 말부터 본격화된 이재용 부회장을 축으로 한 후계구도와 새로운 지배구조가 완성이 된 셈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됐다. 현재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자’와 같은 식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합병 이후에는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해진다. 합병 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사실상 삼성그룹 지주회사로 변모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제일모직의 최대주주(23.2%)다. 합병 이후에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의 16.5%를 갖게 돼 지분은 줄어들지만, 최대주주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번 합병으로 실질적 지주회사 최대지분을 확보한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합병의 가장 큰 변화는 이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크게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지분이 0.57%밖에 되지 않아,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4.1%가 합병법인 산하로 오면서 이 부회장은 전자를 우회적으로 장악할 수 있게 됐다.

통합 삼성물산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2.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담당 사장의 지분은 각각 5.5%, 5.5%가 된다. 오너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은 총 30.4%로 안정적인 그룹 경영이 가능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이번 합병 이슈가 수그러들면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이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이 삼성SDS 지분 17.08%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 부회장도 삼성SDS 지분 11.26%를 보유한 만큼 양사 간에 합병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통합 법인은 오는 9월 1일에 출범한다. 법인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그룹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한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 합병한 뒤 사명을 삼성물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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