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출석시 53.33% 찬성표 던져야 합병
삼성 미래 ‘외국인·소액주주’ 표심에 달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를 결정할 운명의 날이 밝았다. 양사의 합병을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오전 열린다.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제일모직도 같은 시각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지분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 등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까지 합쳐 13.92%다. 여기에 KCC의 지분 5.96%와 찬성 입장을 정한 국민연금 지분 11.21%까지 합쳐 30.99%를 확보했다.

또 사학연금(0.36%), 신영자산운용(0.11%), 하나UBS(0.02%), 플러스자산운용(0.003%) 등이 이미 합병 찬성을 선언한 상태다. 이 밖에 한국투신운용(2.85%), 트러스톤자산운용(0.36%), 브레인자산운용(0.23%) 등도 내부적으로 합병 찬성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 데다 국내 기관 표까지 더할 경우 삼성물산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42.12%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총 출석률 80%를 가정할 경우 합병 가결을 위한 최소 목표인 53.33%에 도달하려면 11.21% 이상의 찬성이 더 필요하다. 출석률을 90%로 잡을 경우 2/3인 60%를 채우기까지 17.88%의 표가 추가로 필요하다.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의 지분은 7.12%이고 외국인 지분은 26.41% 소액주주의 지분은 24.33%이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이 소액주주들을 사이에 놓고 의결권 위임대결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날 주총 출석률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와 SK C&C의 합병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열린 SK의 임시 주총 출석률도 81.5%에 달했다.

삼성은 주총 전날인 16일에도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삼성물산은 이날 신문과 온라인 포털 등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고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소액주주들에게 주식 위임을 당부했다. 엘리엇 측도 합병안에 반대해줄 것을 주주들에게 거듭 촉구했다.

일단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면서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표심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합병안이 통과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9월 1일, 삼성물산의 명칭으로 합쳐지며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의 위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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