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빛낼 20代 10名의 스타들 ② 신지애]
90년대 '세리 키즈' 대표주자…올해 2년차 징크스 극복 관건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는 그야말로 신지애(22, 미래에셋)의 한해였다. 비록 올해의 선수상을 로레나 오초아(29, 멕시코)에게 아깝게 내주긴 했지만 오초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루키 신지애라는 사실에 세계 골프계가 주목했다.

신지애는 그야말로 ‘세리 키즈’의 대표주자다. 박세리가 맥도널드 LPGA 선수권과 US 여자오픈 등을 석권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강함을 전 세계에 알렸던 1998년에 겨우 10살이었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한 것이 이 시기였다.

그랬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프로에 입문한 것은 2005년의 일. SK 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유일하게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주목을 모은 신지애는 2005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프로로 전향했고 지난 2006년 한국 여자오픈과 파브 인비테이셔널 등 3승을 따냈다.

지난 2007년 한국에서 무려 9승을 따내며 박세리의 뒤를 이을 선수로 단숨에 떠오른 신지애는 결국 지난 2008년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난해 LPGA에 데뷔했다.

지난해 개막전인 SBS 오픈에서는 컷오프 탈락하며 ‘루키’로서의 한계를 보여 주는가 했지만 시즌 세 번째 대회인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6월 위그먼스 LPGA 토너먼트, 9월 P&G 뷰티 NW 아칸소 선수권까지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초아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지난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두 번째로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모두 휩쓸지는 못했지만 신인상과 함께 지난 시즌 180만 7334 달러로 상금왕에 올랐다.

신지애의 올시즌 목표는 2년차 징크스와 기복 없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보여주는 것. 이를 위해 2월부터 시작하는 시즌을 위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또 LPGA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KLPGA나 일본 무대 출전은 줄여 지난해 놓쳤던 올해의 선수상을 따내며 오초아의 ‘장기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또 골프가 오랜 기간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신지애의 장기 목표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맞춰져 있다. 여자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은 지난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무려 116년만이어서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릴 때쯤이면 그녀의 나이가 겨우 20대 후반이어서 오히려 기량이 성숙하는 시기다.

박세리가 LPGA 입문 9년만인 지난 2007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듯이 신지애 역시 꾸준히 성적을 올린다면 역시 2010년대 말이면 박세리와 같은 영예를 누릴 수 있다. 2010년이 160cm도 안 되는 ‘작은 거인’ 신지애가 LPGA 무대를 완전히 장악하는 ‘원년(元年)’으로 기록될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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