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대한민국 공군 활주로는 불을 밝혔다.

이어 국산 훈련기 T-50 블랙이글스가 이륙을 했다. 블랙이글스 편대가 어둠을 뚫고 순식간에 하늘로 박차 오르는 순간 지리산 상공에선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를 알리는 첫 해가 떠올랐다.

T-50 기종으로 새롭게 부활한 블랙이글스는 지난 2년간 기종전환과 각종 훈련으로 기량을 연마해 지난해 10월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09(ADEX 2009)’에서 공식적인 첫 기동을 선보였다.

60년 만에 찾아온 백호랑이의 해. 지난 백호랑이 해에는 6.25전쟁으로 민족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다. 55일간 남과 북이 대치해 국군 1만여 명과 인민군 2만 4천여 명이 사상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다부동 상공을 블랙이글스 편대가 날아갔다. 이젠 그 전쟁의 상처가 깨끗이 사라진 듯 평온한 모습이다.

포항 호미곶(虎尾串) 상공에 다다른 T-50 블랙이글스 편대는 하늘로 치솟는 ‘ㅤㅇㅞㅅ지 브레이크(Wedge Break, 기러기 대형)’ 기동을 통해 호랑이의 힘찬 기운을 표현했다.

이어 T-50 블랙이글스는 기수를 돌려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 역할을 해왔던 포항·울산공단, 수출항인 부산항만 상공을 차례로 통과했다.

그리고 한려수도를 지난 T-50 블랙이글스 편대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Expo 2012 Yeosu Korea)’를 개최하는 여수의 상징물인 돌산대교에 다다랐다.

블랙이글스 편대 리더인 박대서 중령은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영공은 이상 없습니다”라며 영공 수호를 하는 대한민국 공군의 늠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T-50 항공기로 새롭게 탄생한 공군 블랙이글스입니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항공기로 에어쇼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며 우리 기술력에 대한 긍지와 함께 하늘에서 첫 새해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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