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스갤러리(관장 배카라)가 개관 기념으로 기획 전시 중인 로즈박 작가의 작품. 한지와 장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생명 탄생의 미를 더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획전시전 ‘Be Born’ 통해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 표현
신인 전시 기회 늘리고 싶어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천년을 간다는 한지. 겹겹이 만나 선을 이루고 면을 이루며 새롭게 태어난다. 새하얀 한지 위에 붉게 피어나는 장미가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가 로즈박은 동·서양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한지와 장미를 통해 생명과 탄생, 생명을 품은 여성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지난 6월 27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이태원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카라스갤러리( KARA’S GALLERY, 관장 배카라)는 개관기념으로 로즈박·유비 작가와 함께하는 기획전 ‘Be Born(탄생)’을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배카라 관장은 미스코리아 출신 큐레이터로 뉴욕과 서울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전문가다. 그런 그가 이곳 이태원에 갤러리를 오픈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의 문을 열고 들어와 편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갤러리의 문턱을 없애 누구든지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배 관장이 꿈꾸는 갤러리다. 그렇기에 굳이 중견작가나 유명작가들의 작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열정과 가능성이 있는 작가라면 신인도, 다소 난해한 작품도 마다하지 않는다.

▲ 카라스갤러리(관장 배카라)가 개관 기념으로 기획 전시 중인 유비 작가의 작품을 설명 중인 배카라 관장. 유비 작가는 혼돈 속에서도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표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갤러리를 찾은 지난 10일, 그에게서 들은 비전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이유가 생긴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 작품만 덩그마니 걸어놓고 마는 게 아닌 대중과 호흡하고, 대중이 예술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다양한 퍼포먼스와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배카라 관장.

그래서인가. 갤러리의 넓은 창으로 보이는 로즈박과 유비 작가의 작품은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새하얀 벽이 무(無)의 공간을 만들어 내며, 벽에 걸린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로즈박의 작품이 직관적으로 ‘탄생’을 말 하고 있다면, 함께 전시된 유비 작가의 작품은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혼돈 속에서도 다시 태어나는 탄생의 신비. 빨강과 파랑, 노랑, 검정 등의 강렬한 색상은 파격적인 그림에 또 한 번 파격을 덧입힌다. 소멸을 말하는 것 같지만 자신과의 싸움 혹은 세상과의 싸움에서 승리함으로써 얻어진 결과는 다름 아닌 생명 곧 ‘탄생’이다.

난해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기에 대중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배 관장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벌이나 입상 경력과 같은 이력보다 작가로서의 열정을 더 높이 산다는 배 관장. 그렇기에 그가 운영하는 카라스갤러리는 신인작가의 전시회 등용문이기도 하다.

개관기념 전시회가 끝나면 오감(五感)이 함께하는 기획 전시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많은 이들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고 싶다는 배 관장. 이태원에 둥지를 튼 카라스갤러리가 이태원의 명소이자 명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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