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피연 부산지역 피해자들이 강제개종교육 피해 사건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강피연 부산경남 지부)
강피연 부산지역 피해자들,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에 철저한 수사 호소
2014년 전국서 160여건 발생… 납치 등 사주하는 개종목사 처벌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 인천, 경기도 구리에 이어 부산지역에서도 강제적인 개종교육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 부산경남 지부는 불법으로 은밀히 자행되는 강제개종교육의 실태를 폭로하고, 이를 근절시키는 데 경찰 등 사법당국이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강피연 부산경남 지부는 9일 오전 11시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강제개종목사 조사 및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기자회견 및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 행사에는 강피연 피해자와 회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강피연에 따르면 강제개종교육은 다른 교단 소속 교인을 당사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개종목자의 교단으로 개종시키는 (불법적인) 교육이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는 2006년 20명에서 2007년 75명, 2008년 78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엔 160명이 피해를 당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50건이 넘는 피해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강제개종교육 결과가 이혼(32%), 학업중단(78%), 퇴직(43%), 정신병원감금(14%) 등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 강피연 부산지역 피해자들이 강제개종교육 피해 사건에 대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강피연 부산경남 지부)

◆“강제개종교육은 개신교의 악습… 이혼, 가정파탄 등 피해자 속출”

강피연은 “이 같은 개신교계의 악습이 우리나라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 충격적이고 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폭행, 납치, 불법 감금 등의 인권유린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라고 피해 실태를 폭로했다. 이들은 이러한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범죄임에도 단순 종교 갈등 문제로 비치면서 피해자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고 분개했다.

강피연은 일선에서 뛰는 경찰의 미온적이고 종교 편향적 업무처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사례가 늘고 있기에,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며 “이러한 일들을 사주하고 자행하는 개종목사들(개종사업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피연 소개 영상상영과 함께 실제로 강제개종교육을 빌미로 납치, 감금,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사례 발표 등이 이어졌다.

호소문을 발표한 부산 거주 주연숙씨는 “남편과 함께 자녀 둘을 키우며 그 어떤 가정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며 “그런데 어느 날 개종목자가 우리 가정에 다가와 남편과 지인들에게 내가 이단에 빠졌으니 당장에라도 개종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온갖 거짓말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개종목자의 말만 믿고 나에게 했던 협박과 폭행, 폭언 등의 행동들이 자꾸 떠올라 너무나도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 거주하는 신지영씨는 부산의 모 교회 담임인 황모 목사로부터 강제개종교육을 강요당하고 5일간 짐승처럼 쇠사슬에 묶인 채 가족에게 납치,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신씨는 호소문을 통해 “한기총 소속의 강제개종 목사들의 만행을 알리고 이 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나와 같은 피해자들을 대신해 호소하고 있다”며 “경찰이 직접 나서 사건의 진실을 수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 강피연 장주영(왼쪽) 공동대표가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장 대표는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강피연 부산경남 지부)

◆“해마다 전국에서 100여건 발생… 주범 ‘개종목사’ 처벌할 때 멈춰”

성명서를 발표한 장주영 강피연 공동대표는 “매년 전국에 100여건씩 발생하고 있는 강제개종교육으로 지금까지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하지만 진짜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못해 아직도 그 범죄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러한 비참한 상황을 만드는 주범이 바로 개종목사”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납치와 감금은 강력 범죄다. 형사법에 해당되는 사건이 동일한 목사에 의해 교사가 되고 있다”며 “정말 법과 원칙에 바로 선다는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의 말을 지킬 수 있는 부산 경찰들이 돼 주기를 요청한다”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제개종교육 피해자들은 부산경찰청 민원실에 ▲납치, 감금, 폭행, 인권을 짓밟는 개종목사에 대한 구속수사와 처벌 ▲가해자와 하나 되거나 동조하는 경찰과 종교편향성을 가진 경찰에 대한 조치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납치 감금 폭행사건에 대한 신속한 출동과 피해자 신변 보호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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