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평화통일 이루는데 벽돌 하나라도 쌓는게 내 남은 숙제야”
[피플&포커스] “평화통일 이루는데 벽돌 하나라도 쌓는게 내 남은 숙제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홍기 세계한인변호사협회 명예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일은 민족적 사명… ‘중립화 통일’ 방안이 하나의 해결책”
“700만 해외 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 통해 통일기반 조성해야”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 1일 세계한인변호사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김홍기(81) 박사를 만났다.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1시간 반가량 쉼 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목소리 또한 큰 키와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듯 힘 있고, 또렷했다. 그의 고향은 북한 평양이다. 20대 때 가족이 월남을 해, 고향을 떠나온 지 반세기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북한 말투가 배어나왔다.

6.25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와 지금의 국제시장에서 터를 잡은 그는 이후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시장, 평화시장 일대에서 일을 했다. 당시 정부는 국가재정이 어려웠던 터라 상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세금을 걷었고, 이를 억울해하던 이북 출신 상인들은 남한에 뿌리를 내리기 전 브라질 이민에 대거 지원했다. 그 또한 1964년 8월 15일,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브라질 이민선에 올랐다. 그렇게 그는 브라질 한인이민 1세대가 됐다. 사실상 ‘빈손’으로 시작한 이민 초기, 각고의 노력으로 교사, 변호사 등을 거쳐 주류사회에 진출했다. 이후 변호사, 법대 교수를 지내면서 정치활동을 하게 됐고, 브라질과 북한의 수교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남북한을 오가며 남북 협력과 통일 위해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김홍기 명예회장 인터뷰>

세계한인변호사협회(IAKL)는 어떻게 출범하게 됐나.

지난 1983년 서울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을 했다. 당시 ‘조국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뜻이 맞았던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만들게 됐다. 협회 설립 목적 중 ‘남북한 통일을 위해 적극 활동한다’는 내용이 있다. 현재 회원 수만 1만명이 넘는다. 다만 협회 차원에서 남북통일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

통일에 대한 생각과 마음이 남다른 것 같다.

여생에 남은 야심이 없다.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데 벽돌 하나라도 쌓고 죽는 것이 숙제다. 통일은 민족의 숙원이나 숙제 차원이 아니라 당위적이고, 필수적으로 해야 할 민족적 사명이다. 우리 세대가 사라지면 남북 평화통일은 남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꼭 통일을 해야 하나’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면 굳이 할 필요 없다’는 게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한국에서 대학교 특강을 할 때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으면 그런 느낌이 든다.

중립화 통일이란 무엇인가.

통일이 된 후 ‘행정수반을 누가 하느냐’를 정하는 문제는 절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독일도 흡수통일-힘의 통일 케이스였고, 베트남도 무력에 의한 통일이었다. 하나는 금력의 힘, 하나는 병력의 힘으로 문제가 해결됐지만 협상을 통해서는 안 된다. 특히 현재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상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각책임제를 통해 중립국가를 1차적으로 만들면 통일로 나아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본다.
현 북한정권을 민주주의 자로 잴 때는 비판, 비난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보면 이해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북한은 지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절대 군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우리 잣대로 재면 안 된다는 말이다.

해외 동포들이 남북통일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통일 조국의 1/10에 해당하는 700여만명의 해외 동포는 조국 발전의 핵심적 존재다. 이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나라 발전은 물론, 남북통일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해외 동포들은 한국 정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또 동포들 가운데 주류사회까지 연결된 50대 미만의 사회의 주도적인 세력들은 한반도 전체, 또는 어느 한쪽 만을 살아본 게 아니다. 그들에겐 한반도 전체를 보는 조국관이 있다. ‘한반도가 통일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근본적으로 통일관이 ‘전체적’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들이 통일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젊은 청년들을 만나면 계속 한국으로 나가라고 권한다. 그들 중에는 통일 된 후 큰 역할을 할 사람들이 많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부 산하에 해외동포처와 같은 기구를 설치해 해외 동포의 위상을 높이고, 이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홍기 박사 이력
세계한인변호사협회 명예회장
세계한인정치인협회 고문
러시아 연방 사하공화국 국립대 명예교수
중국연변대 객원교수
브라질 멕켄지대학 객원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