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광주 서구 월드컵경기장 서문 앞 외국인 수송차량에서 이만구(71)씨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봉사왕’ 이만구씨, 국제대회 봉사만 ‘23건’

올해는 광주U대회서 외국선수 차량 안내

[천지일보=이진욱 기자] “나에게 봉사란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나흘째인 지난 6일 오후 광주 서구 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유도, 수구, 배구 등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한 자원봉사자의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3만 2000시간의 믿기 힘든 봉사 경력을 자랑하는 ‘봉사왕’ 이만구(71)씨다.

지난 6월 중순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아 왼쪽 다리가 성치 않지만 그는 현재 홀로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와 광주 월드컵경기장 인근 대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광주U대회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제가 봉사한 시간을 다 합치면 3만 2000시간 될 거예요. 특히 국제 대회 봉사는 반드시 참석해요. U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큰 행사고,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이런 의미 있는 나랏일에 절대 빠질 수 없지요.”

그는 34년, 인생 절반을 군에 바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 5월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아 국가유공자가 됐다.

이를 계기로 이씨는 국가가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고 훈장까지 줬으니 남은 삶을 ‘봉사’로 국가에 보답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16년간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특히 지난 5월 7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서울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와 같은 시각장애인 봉사는 빠짐없이 다녔고, 지난 5월 28일에는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사비를 들여 청와대 견학을 돕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 부산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고양세계꽃박람회, 2004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지금까지 그가 참여한 국제 대회 봉사만 해도 23여건에 달한다.

이번 U대회에서 맡은 그의 임무는 월드컵경기장 서문 대로변에서 외국 선수(수송차량)들을 경기장으로 안내하는 것.

“이번 U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때마다 무척 자랑스러워요.”

그는 올해 11월 말까지 봉사 일정이 빼곡히 적힌 낡은 봉사 수첩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앞으로도 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갈 겁니다. 봉사 4만 시간을 채우는 것이 목표예요.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한 끝까지 나라를 위해 또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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