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수 상임대표는 “2010년에는 실질적으로 종교 간 상생을 위한 방법을 간구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간을 살리고 인간이 살 수 있는 가르침은 역시 종교”

2009년 한 해 종교세계의 화두가 있었다면 ‘화합과 상생’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 한 해 어디를 가든지 종교 간의 상생을 외쳤으며, 각 종단이 연합해 진행한 행사만 해도 여럿이다. 예전에 비해 연합단체의 수도 많아졌으며, 각 종단 간의 교류도 빈번해졌다.

그 중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단체가 있으니 바로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남수)이다.

한국종교연합은 8차례의 연례포럼을 통해 이웃종교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존(共存)하기 위해 애써왔다.

박남수 대표는 “작년 한 해 ‘종교와 평화’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은 ‘종교편향 방지를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담론과도 같다”며 “2010년에는 이웃종교를 위해 어떻게 마음의 문을 여는지, 종단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2009년에는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대한 보완점을 발견하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한 진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지금까지의 일들을 바탕으로 더 나은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평화포럼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참여의 폭도 넓히고자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다. 그의 생각을 살짝 엿보자면, 먼저는 현재 일정한 곳에서만 진행됐던 평화포럼의 장소를 교회나 사찰, 성당 등 각 종단에 소속된 곳에서 진행해보는 것이다.

개신교 측에서 발제를 할 때에 해당 교회나 개신교 단체에서 하게 되면 그 교회 교인들도 포럼에 참석하기가 수월할 뿐 아니라, 이웃종교의 신도들도 교회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면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다.

▲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상임대표는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이해서는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 대표는 “만약 절에 다니지 않는 다른 종교인들이 ‘절에 한 번 가볼까?’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도 이웃종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변화의 시작”이라며 “모든 종단이 선뜻 평화포럼에 자리를 내줄지는 모르겠지만 호응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곳부터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정한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서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누군가는 그것을 일깨워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비난받고 핍박받을 것이 두려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면 종교세계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화합을 위해서는 故 김수환 추기경처럼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종교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내 종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종교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각 종단의 지도자들과 관계자들이 종단의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신앙인으로서, 종교인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기에 힘쓴다면 종교세계가 보다 아름다워질 것이다.

박 대표가 몸담고 있는 한국종교연합은 2009년, 10주년을 맞았다. 비록 그 역사는 짧지만 박 대표는 ‘종교연합’의 발단은 이미 150년 전 한국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다름 아닌 150년 전 수운(水雲)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이 그러했고, 3.1운동이 그러했다. 3.1운동은 모두가 알다시피 33인 민족대표의 독립선언을 시작으로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이다.

이때 민족대표 33인은 종교인들로 민족의 광복과 자주독립을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았다. 이것이 바로 종교연합운동의 첫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 것.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닌, 너와 내가 함께 잘 살고 나라와 민족에게 도움이 되는 종교(宗敎)로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런 종교인이 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한국종교연합이 해야 할 일이자 박 대표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는 각 종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서로 하나가 되자고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 잘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이미 오래 전부터 자기 종교 안에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독단적·배타적이었던 세계관에서 화합과 상생을 위한 길로 나아오기까지 종교지도자들은 물론 신도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변화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 과도기적인 과정을 잘 넘길 때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종교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2011년 아시아이사회총회 개최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종교연합(URI) 아시아이사회총회 개최지가 한국이 될 경우 한국종교연합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이를 계기로 한국 내 종교 간의 갈등도 다소 해소되고 연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을 살리고 인간이 살 수 있는 가르침은 역시 종교”라며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상의 갈등과 분쟁을 없애는 가장 기본은 역시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라며 “평화포럼을 통해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고, 8대 종단을 넘어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종단을 아우를 수 있는 틀을 제시하고 또 이를 구현하는 시발점을 마련해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상임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박 대표는 “21세기는 정신세계가 세상을 지배한다. 서양의 물질문명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창의적이며 풍부한 정신문화를 소유한 아시아, 즉 ‘동방’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한국종교연합에서 추진 중인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종교문화캠프’에도 변화를 주려고 한다.

그동안은 문화적 측면에서만 접근을 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환경적 측면도 돌아보겠다는 것이다.

연 1회였던 캠프도 계절별로 추진해보고 싶다는 그는 다문화가정 가족 모두가 참여하고,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자주 접하고 배울 기회를 주는 교육적인 측면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종교연합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에 각 종단의 청년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간구 중이라는 박 대표는 작년 처음으로 시작한 ‘나눔과 봉사’ 행사에도 희망을 걸었다.

“나눔을 키워갈 때에 독선도 사라질 것”이라는 박 대표는 “나누는 문화, 이웃종교를 칭찬하고 함께 이웃을 위해 봉사할 때에 나눔을 통한 평화가 하나 둘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물질이나 형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마음, 정성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년 한 해 한국종교연합을 성실히 이끌어온 박 대표는 경인년 새해 종교세계를 향해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종교인들이 폐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이웃종교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종교지도자들이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고, 정치권력을 등에 업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종교 본연의 모습을 찾고, 종교인으로서의 역할을 다시금 되돌아봐야 합니다.”

박 대표는 진정한 종교의 연합은 각 종단들이 자신들 종교의 가르침대로 행할 때에 가능하다며, 어느 종교든 사랑과 평화 그리고 자비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종교연합이 한국 내 종교갈등 해소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새롭게 추진 중인 CMS를 통해 재정적 도움뿐 아니라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을 생각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종교연합을 위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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