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노대딩(노땅 대학생)’ ‘화석선배(졸업 미루는 대학생)’ ‘NG(No Graduation)족.’

이는 졸업학점 이수 등 졸업 요건을 갖췄음에도 자발적으로 졸업을 연기하거나 초과 등록(이수 학기 초과)하는 대학생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현재 대학 졸업 유예자는 재학생 1만명 이상의 대학 26곳에서 1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펙’ 첫 직장 좌우… 인문계 취업난 심각

졸업을 미루는 청년들의 이유는 비슷하다. 취업난과 함께 졸업 예정자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6일 발표한 ‘대졸 청년층 취업 영향요인의 변동과 의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학벌에 따른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정보원이 2005년 대졸자 2만 4378명과 2012년 대졸자 1만 6803명의 취업경험률을 비교한 결과, 2005년 조사에서는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경험률(71.5%)이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71.4%)보다 약간 높았다. 그러나 2012년에는 수도권 대학 졸업자의 취업경험률(78.5%)이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79%)보다 뒤처졌다.

전공별로는 인문계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여전히 심했다. 2005년엔 인문계 졸업자(63.9%)와 예체능계(65.1%) 졸업자의 취업경험률이 비슷했다. 하지만 2012년엔 인문계 졸업자(74.3%)가 예체능계(79.3%)보다 한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 예정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초과등록자는 취업확률이 낮지만 임금수준이나 정규직·대기업 취업 여부 등 직장의 질적 수준에선 긍정적인 영향을 나타냈다. 앞서 발표된 이재성 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센터 부연구위원의 ‘4년제 대졸자의 초과등록 현황 및 노동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의 정규직 취업 여부에서 좁은 의미의 초과등록이 정규직으로 취업할 확률을 9.1%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첫 직장 임금도 11.7% 상승시켰다. 보고서는 “초과등록 기간에 취업 시 필요한 스펙을 향상시켜 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직장과 좋은 조건의 고용형태를 제시하는 직장에 취업할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은 악순환 “채용 분위기 개선 시급”

하지만 이러한 취업 분위기는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다. 노동시장 진입 연령을 상승시키고 학비 및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청년층 고용률을 하락시킨다는 것.

이 연구원은 “청년들이 초과등록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의 적성을 미리 파악해 시간을 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도 채용 시 재학생에 비해 졸업생에 대한 채용차별을 하지 않도록 하는 인식을 확산하고 과도한 스펙 위주의 채용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