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친왕비 홍원삼, 20세기 초, 중요민속문화재 제265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의 왕비와 후궁들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최종덕)이 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백년 역사를 지켜온 조선의 왕비와 후궁’ 특별전을 연다. 전시는 오는 8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왕비를 정점으로 하는 궁중 여성의 공식적인 위계인 내명부(內命婦)를 시작으로, 왕실 밖 사대부 여성이 간택 과정을 거쳐 왕비로 책봉되거나 후궁으로 봉작(封爵)된 후, 그리고 별궁(別宮)에서 예비 신부 교육을 받고 왕과 가례를 올림으로써 영광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을 소개한다.

또 왕실 여성으로서 받아야 할 독서를 통한 교육과정, 왕자를 낳아 대통을 잇는 출산, 왕비가 주관해 친히 뽕을 따서 누에를 치는 의식인 친잠례(親蠶禮) 등 왕비의 역할과 왕비와 후궁의 죽음을 추모하는 상장례(喪葬禮), 사당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왕실 여성의 기품을 드러내기 위한 의생활, 여가 속 문예활동, 불교를 통한 신앙생활, 사유재산과 경제생활에서 보이는 왕실 여성의 주체성과 위상 등도 알아본다.

전시에는 왕실의 존엄성과 위계를 보여주는 황원삼, 홍원삼, 녹원삼 등 왕실 여성의 복식과 황후와 왕비, 세손빈이 사용했던 인장(印章, 도장) 등 왕비와 후궁과 관련된 유물 총 30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한 신정왕후(헌종의 어머니) 탄신 60주년 기념 잔치를 그린 ‘무진진찬도병(戊辰進饌圖屛, 1868년)’, 문정왕후(명종의 어머니)가 발원(發願)한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 1562년)’가 특별 공개된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는 조선의 왕비와 후궁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특별 강연회가 오는 23일과 8월 13일 두 차례에 걸쳐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개최된다. 강연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문의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로 하면 된다.

▲ 철인왕후국장도감의궤, 조선 1878년, 문화재청 소장 (사진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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