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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의 인근 상인들은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면서도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의 시내 면세점 후보지는 용산 아이파크몰이다. 6일 오후 찾은 아이파크몰과 용산역 근처는 현재 아파트, 호텔 건립 공사만 한창일 뿐, 상권 자체가 제대로 형성된 곳이 없어 낮임에도 거리가 한산했다. 

아이파크몰 주변 상인들은 면세점이 들어선다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면세점을 찾는 관광객들의 특성상 면세점만 들렸다 가지, 이 주변에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나마 관광 코스로 인기가 있는 인근 스파에 관광객이 늘어나면 우리도 그 덕은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도 주말에는 차가 막히는 편이라,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주변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HDC는 용산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용산 전자상가 시설 개선 지원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이 역시 상인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전자제품 잡화점을 운영하는 신모(남, 50대, 인천시)씨는 “면세점이 들어오면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상인들은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동남아 관광객들의 전자상가 방문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상가들의 휴대폰 취급 비중은 늘어난 데 반해, 휴대폰 기능·가격 등은 평준화돼 손님들이 굳이 여기로 올 필요가 없어져 문을 닫는 곳도 많다”고 토로했다.

롯데의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인 ‘동대문 피트인’ 주변 상인들은 면세점이 들어서는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변 상권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롯데피트인 인근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임모(여, 52, 경기도 남양주시)씨는 “면세점에 왔던 관광객이 주변 상가도 둘러보면 손님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면서도 “면세점인 만큼 관광객 수준 자체가 달라져 큰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대문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최기봉(남, 42,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씨는 “새로운 관광코스가 형성되면 아무래도 관광객이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주변 상인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는 중구청과 협약을 맺고 한국은행 앞 분수대 리뉴얼 프로젝트를 통해, 명동상권과 남대문상권을 하나로 잇는 ‘관광 아이콘’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 상인들은 메르스 여파로 급감한 관광객 수가 쉽게 회복되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었다. 구두판매점을 운영하는 구모(남, 62)씨는 “내국인은 조금 늘었지만 관광객, 특히 요우커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9~10일 이틀간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서울 3곳, 제주 1곳 등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심사를 진행한 뒤, 10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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