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계열사 지분 헐값에 넘겨받아 천문학적인 부 쌓아
“경영권 승계 불법 기초… 미래에 대한 책임 져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막바지 이르렀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제동을 걸었지만, ‘이재용의 삼성’은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두 회사의 합병 성사 여부는 오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가려지게 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하면서 과거 불법·편법상속 논란이 함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건희 회장 오너일가는 그동안 세금 없는 부의 승계를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해 부를 축적, 국민의 반감과 불신을 초래했다는 게 세간의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은 계열사 지분을 헐값에 넘겨받아 천문학적인 부를 쌓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삼성공화국 ▲언론장학생 ▲X파일 ▲떡값검사 ▲무노조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는 1995년 말 이건희 회장이 아들인 이 부회장에게 물려준 60억 8000만원의 종잣돈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16억원의 증여세로 내고 남은 돈으로 계열사 지분을 헐값에 사들였다.

이 부회장은 1995년 삼성에버랜드로부터 에스원 주식 12만주를 23억원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47만주를 19억원에 매입했다.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 1월과 12월에 각각 상장됐고, 이 부회장은 두 회사의 보유주식을 605억원에 매각, 563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자금을 확보한 그는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 확보에 나섰다. 에버랜드는 1996년 주주인 계열사들을 상대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에 전체 지분 62.5%에 해당하는 125만여 주를 발행했다.

하지만 당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개인 주주와 중앙일보 등 법인 주주 등 모든 주주가 주주배정을 포기했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과 동생인 이부진·이서현 사장에게 전량이 배정됐고, 이 부회장은 지분 31.9%를 확보해 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에버랜드는 제일모직과 합병했고, 합병사인 제일모직은 지난해 12월 상장돼 오너일가에 6조 350억원(시초가 기준)의 막대한 부를 안겼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3조 3250억원이 돌아갔다.

또 삼성SDS 주식 저가인수에 따른 상장차익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삼성SDS는 1999년 23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당시 장외가가 5만 5000원 정도였던 삼성SDS 주식을 7150원에 살 수 있게 채권을 발행해 이재용 부회장 등에게 판매했다.

결국 삼성SDS는 저가발행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주도했던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은 배임 혐의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채권을 산 이 부회장은 어떠한 처벌도, 불법재산 환수 조치도 내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상장된 삼성SDS는 첫날인 14일, 시초가가 38만원으로 정해지면서 지분 가치가 3조 3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상장차익에 대한 불법 이익 환수를 해야 한다는 일명 ‘이학수법’을 놓고 논의 중이다.

게다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의 합병도 합병비율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법정 다툼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미국계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근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임시 주총에서 엘리엇과의 표 대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3남매로의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은 수많은 불법에 기초한 것”이라며 “물론 형사적 측면에서의 법원 판단은 끝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책임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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