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 동촌리 1호분에서 호남지역 최초로 확인된 편자(왼쪽)와 엑스레이 촬영 사진 (사진제공: 문화재청)
징(釘) 박힌 상태로 말뼈와 함께 드러나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백두대간 서쪽에 자리한 장수 동촌리 고분군에서 호남지역 최초로 말발굽에 박은 ‘편자(蹄鐵)’가 출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가야계 고총고분군(高塚古墳群, 봉분 높이가 높은 고분군)으로 고분 80여기가 자리하고 있으며,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유철)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1호분은 축조방법과 출토유물 등으로 미뤄 볼 때 6세기 전반경의 고분으로 추정된다. 봉분의 규모가 남북 16.7m, 동서 7.4m, 잔존높이 2.1m 내외이며, 평면의 형태는 타원형이다.

봉분 내에는 무덤 주인이 묻힌 돌널무덤 양식의 주석곽(主石槨) 1기와 껴묻거리 등을 묻는 순장곽(殉葬槨) 2기가 배치돼 있다. 주석곽은 당시의 지표면과 생토면을 고른 후 1m 내외의 높이로 흙을 쌓고 다시 되파기해 축조했다.

주석곽에서는 편자를 비롯해 목짧은항아리(短頸壺, 단경호), 그릇받침(器臺, 기대), 바리(鉢, 발), 뚜껑(蓋, 개) 등의 토기류가 출토됐다.

특히 편자는 징(釘)이 박힌 상태로 말뼈와 함께 확인됐다. 편자는 말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말발굽에 대어 붙이는 ‘U’자 모양의 쇳조각이다.

말뼈와 함께 편자가 출토된 경우는 국내에서 드문 사례다. 연구원은 “당시의 장례 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참고로 고구려 태왕릉과 몽촌토성 85-2호 주거지, 발해 유적, 산청 평촌리 유적 등에서는 말뼈 없이 편자만 발견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고분의 구조와 성격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여 장수지역의 가야 묘제 연구에 있어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 장수 동촌리 1호분 조사 후 전경 (사진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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