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해 독일 가전 박람회서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사장 측은 조 사장의 행동으로 세탁기가 손괴된 것이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사장 측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사장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기소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조 사장 측 변호인은 ‘세탁기’ 자체에 대해 초점을 맞춰 해명했으며, 검사 측은 지난해 9월 사건 당시의 상황과 이후 LG전자 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 사장 측 변호인은 “(조 사장의 행위로) 해당 세탁기 입구가 한 번에 닫히지 않는다” “도어가 흔들린다” 등의 과거 삼성전자의 주장에 대해 해당 세탁기의 구조를 프리젠테이션으로 설명하며 당시 세탁기는 파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촬영된 CCTV를 제시하며 “전시장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고 프로모터도 가까이 있었는데 한 기업의 사장이 경쟁사의 세탁기를 고의로 부수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이상 있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양측의 화해가 이뤄져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잘못된 부분을 밝히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독일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조 사장과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 상무는 지난해 베를린에서 열린 IFA(유럽가전전시회) 기간 중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3대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LG전자 홍보담당 전무는 삼성 제품 자체의 문제로 인해 세탁기가 파손됐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진행될 다음 재판에서는 해당 세탁기와 같은 제품을 비교하면서 파손 여부에 대한 실제 검증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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