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
강상기
소, 돼지
닭, 오리
개를
내 자식같이 키웁니다

거짓말!

돈을 키우면서

[시평]
가축을 키우는 것은 가축을 팔아 그 돈으로 살아가기 위함이다. 소나 돼지나 닭이나 오리, 그리고 개가 돈이 되니까, 사람들은 이 돈이 되는 가축을 애지중지 키운다. 그렇게 해야 이 가축들을 팔아 보다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비록 이들을 돈이 되기 때문에 키우지만, 생명이 있는 이들을 매일 건사하고 또 키우다 보면, 이들과 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키우던 소를 팔고 돌아오는, 그런 사람의 뒷모습은 늘 허전하기만 하다. 매일 같이 키우던 돼지나 닭, 오리도, 더더구나 개는 있는 정, 없는 정 모두가 들어 가족 같고 자식 같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래서 가축을 키우면서 자식 같이 키운다는 그 말은 진정 거짓말만은 아니리라. 가축을 키우면서 순전히 돈을 키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이들이 살아가는 자산이 되는 것이지만. ‘거짓말, 돈을 키우면서’, 그렇다. 돈을 키우지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 어떤 관계이든 함께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정이 드는 것, 이러함이 곧 살아 있는 생명의 본질이니까.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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