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수도 아바나에 위치한 사라토가 호텔 발코니에 미국과 쿠바의 국기가 걸려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 양국에 대사관을 재개설할 것을 발표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오는 7월 20일경 쿠바 현지에 美대사관 재개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미국과 쿠바가 54년 6개월 만에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쿠바 수도인 하바나에 미국 대사관 운영도 재개한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약 6개월 만의 성과다. 미국은 지난 1961년 1월 3일 쿠바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 혁명을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사관 재개설 등 양국 국교 정상화에 대해 “미국이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래를 향한 역사적 발걸음이다. 양국이 반세기의 적대를 끝내고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올해 여름 재개설될 예정으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사관 재개설은 미국 외교관들이 쿠바 정부 관리를 비롯해 시민사회 지도자, 일반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쿠바 외교부는 대사관 재개설을 7월 20일경으로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 회복에는 경제제재 해제 문제도 중심축을 이룬다. 쿠바는 오바마의 공식 발표 시점에 맞춰 관계 정상화의 핵심으로 ‘금수조치 해제’를 미국에 촉구했다. 미국은 1961년 국교단절 1년 뒤인 1962년에 쿠바에 대해 금수조치를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에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촉구했지만,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공산주의 독재에 억압받는 쿠바인들을 위한 조치는 전혀 없이 피델-라울 카스트로에게 정통성만 부여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과 쿠바가 1일(현지시간) 국교 정상화를 공식 선언하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역사적인 조치가 두 나라 국민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유엔은 앞으로 회원국들이 조화롭게 선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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