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승범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 카페에서 천지일보와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이가영화사)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인터뷰 내내 ‘스프릿(spirit)’을 외치던 류승범이 낯설었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가 ‘자유로워졌다’라는 표현을 했을 때 배우 류승범은 진정한 아티스트를 지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스크린에 복귀한 류승범, 한층 어깨에 힘을 빼고 소프트한 모습을 선보이는 류승범이지만 절대 그가 약해졌다거나 기운이 빠졌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오히려 틀을 깨고 그가 더 자유로워졌다 하면, 그게 정답일 것이다.

류승범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 카페에서 본지와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류승범은 이번 ‘나의 절친 악당들’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남자 ‘지누’로 분했다. 어느날 의문의 차량을 뒤쫓다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돈가방과 함께 거침없는 매력을 지닌 여자 ‘나미(고준희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청춘 액션 코미디를 류승범의 색깔로 표현해 내고 있다.

‘주먹이 운다’ ‘사생결단’ ‘방자전’ ‘부당거래’ ‘베를린’ 등에서 강하고 열정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류승범.

개성 있는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류승범은 지난 2012년 ‘용의자X’에서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강단 있는 ‘석고’ 역으로 새로운 면을 엿보게 했다.

이어 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와 배려 깊은 마음씨로 청춘을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 지누로 대체불가한 매력을 어필한다.

▲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스틸 컷.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임상수 감독의 본격적인 ‘청춘을 위한 영화’로 만들어진 ‘나의 절친 악당들’의 영화적 의미 그대로 류승범도 ‘젊음의 기록’을 만들기 위해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지누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연기하면서 지누라는 캐릭터가 가진 장점을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이제는 배운 것을 실천해 가면서 살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젊음의 기록을 남기는데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

그렇다면 류승범이 바라보는 ‘젊음’ 혹은 ‘청춘’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류승범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 청춘은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했다.

“(임상수)감독님과 청춘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청춘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길들여 지지 않음’에서 청춘은 빛을 발한다는 것인데, 길들여 지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자체적인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더라. 그래서 영화에서 순수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하는 지누는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길, 그 열정과 순수함은 어쩐지 류승범과 닮았다. 그가 영화 ‘베를린’ 이후 베를린과 프랑스 등 국외에서 체류하며 지내온 것은 단순한 이유였을지 모른다.

“왜 국외 생활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어린 시절부터 ‘국외에 나가서 살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서 자연스럽게 방향이 그쪽으로 흘렀다”며 익살스럽게 웃던 류승범.

국외 생활에 대한 꿈은 자신의 삶 속에 일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청춘을 보상받고 싶다거나 젊음을 만끽하고 싶다라는 의지가 아닌 자유롭고 싶어서 프랑스로 떠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 류승범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 카페에서 천지일보와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이가영화사)

“이제 곧 프랑스 생활도 3년째인데 아직도 하고 싶고 할 일이 많다. 음악도 더 듣고 싶고 영화도 더 보고 싶고 만나서 이야기 할 사람도 많고, 내가 지금 청춘은 아니다. 아마 그 경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아. 청춘이 아닌 자유의 스프릿이 훨씬 내 마음을 움직인다. 엔디 워홀의 예술적 정신이 청춘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가 늙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고 그의 정신이 자유로웠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자신은 청춘이 방향성이 아닌 자유를 외치는 사람이라고 류승범은 설명했다. 그가 사랑하는 믹 재거, 엔디 워홀의 예술성에 깃든 자유로움을 존경한다며.

개성 강한 젊음의 아이콘과 같았던 류승범, 그는 어느새 진정한 아티스트를 꿈꾸며 그 속에서 자유롭게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한편 류승범 고준희 주연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은 지난 25일 개봉, 절찬 상영 중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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