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6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한일 월드컵 당시 연평도 해상에서 발생했던 남북 간의 해전을 담은 영화 ‘연평해전’이 지난 24일 개봉과 동시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천지일보 사옥에서 만난 배우 김동희는 자신이 연기한 ‘권기형’ 역할을 떠올리며 영화 ‘연평해전’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했다.
크랭크업까지 약 4개월의 촬영 중 근 한 달은 전투신을 촬영했다는 김동희. 실제 군함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덥고 습한 기운에서 폭약이 터지는 연기를 하는 과정 중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김동희는 “폭약이 터지는 것도 겁나고 무섭고 스트레스가 높았는데 전투를 치른 우리 군인들은 어떤 심정일지 가늠이 안 갈 정도”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연평해전’ 시나리오를 두 번이나 고사했던 김동희는 세 번째 캐스팅 제의에서 확정을 지었다고 한다. ‘내가 감히, 정말 해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머뭇거리는 김동희에게 김학순 감독은 ‘할 수 있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돋아줬고 결국 김동희는 긍정적이면서도 책임감 강한 ‘연평해전’의 권기형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김동희가 촬영이 힘들고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서 난감해 할 때면 권기형씨는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버티고 견디면서 연기해 달라”며 어린 동생을 다독였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연평해전’은 현재 국내 스크린 시장에서 단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언론시사회 후 유가족 시사회 때 권기형씨는 김동희에게 “고맙다”라며 짧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두 사람은 결국 펑펑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분량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가 연기자로서 욕심을 낸 작품은 아니었어요. 단지 제가 ‘연평해전’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죠. ‘연평해전’의 27인의 모든 용사를 기억해 달라는 것. 그들을 잊지 마시고, 그날의 일을 꼭 기억해 주세요. 그거면 될 것 같아요.”
한편 영화 ‘연평해전’은 지난 24일 국내 개봉, 절찬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