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연평해전’에서 ‘권기형’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동희가 지난 26일 본지와 영화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뿌리엔터테인먼트)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실제 군함을 타면서 한 달 가까이 전투신을 찍으니깐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여기에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권)기형이 형한테 ‘지금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넌지시 하소연을 하니깐 형이 ‘그렇다면 나를 위해서, 전사들을 위해서 버텨 달라, 견디면서 연기해 달라’고 위로해 줘서 결국 펑펑 울게 됐어요.”

지난 2002년 6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한일 월드컵 당시 연평도 해상에서 발생했던 남북 간의 해전을 담은 영화 ‘연평해전’이 지난 24일 개봉과 동시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천지일보 사옥에서 만난 배우 김동희는 자신이 연기한 ‘권기형’ 역할을 떠올리며 영화 ‘연평해전’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했다.

크랭크업까지 약 4개월의 촬영 중 근 한 달은 전투신을 촬영했다는 김동희. 실제 군함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덥고 습한 기운에서 폭약이 터지는 연기를 하는 과정 중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김동희는 “폭약이 터지는 것도 겁나고 무섭고 스트레스가 높았는데 전투를 치른 우리 군인들은 어떤 심정일지 가늠이 안 갈 정도”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연평해전’ 시나리오를 두 번이나 고사했던 김동희는 세 번째 캐스팅 제의에서 확정을 지었다고 한다. ‘내가 감히, 정말 해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머뭇거리는 김동희에게 김학순 감독은 ‘할 수 있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돋아줬고 결국 김동희는 긍정적이면서도 책임감 강한 ‘연평해전’의 권기형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 영화 ‘연평해전’에서 ‘권기형’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동희가 지난 26일 본지와 영화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뿌리엔터테인먼트)
김동희는 실제 권기형씨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해전 당시의 상황에 심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

김동희가 촬영이 힘들고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서 난감해 할 때면 권기형씨는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버티고 견디면서 연기해 달라”며 어린 동생을 다독였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연평해전’은 현재 국내 스크린 시장에서 단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언론시사회 후 유가족 시사회 때 권기형씨는 김동희에게 “고맙다”라며 짧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두 사람은 결국 펑펑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분량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가 연기자로서 욕심을 낸 작품은 아니었어요. 단지 제가 ‘연평해전’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죠. ‘연평해전’의 27인의 모든 용사를 기억해 달라는 것. 그들을 잊지 마시고, 그날의 일을 꼭 기억해 주세요. 그거면 될 것 같아요.”

한편 영화 ‘연평해전’은 지난 24일 국내 개봉, 절찬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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