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도 암컷 발견 이후 8년 만에 광릉 숲에서 발견된 수컷 장수하늘소(2014년 8월) (사진제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표본 형태학적 조사·공동 현지조사 등 진행
분석 결과물 내년 장수하늘소 전시서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천연기념물 제218호 장수하늘소 보존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와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이 협업연구를 진행한다. 장수하늘소가 사라지게 된 원인으로는 서식지 소실로 여건이 악화됐거나 서식지 인근 가로등 또는 음식점 등의 야간 조명으로 번식력 저하, 긴 유충 기간, 광릉 숲 주변 도로 개설로 자동차 등에 치인(로드 킬)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업연구는 지난 2월 곤충연구가 홍승표씨가 국내 최대 크기(11.4㎝)의 장수하늘소 표본을 국립문화재연구소로 기증하면서 기획됐다. 양 기관은 사라져 가는 장수하늘소의 보존을 위한 연구·관리와 국내 유일의 장수하늘소 주요 서식지인 ‘광릉 숲’의 조사 필요성에 뜻을 모으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올해부터 협업을 통해 장수하늘소 표본의 형태학적 조사와 분류를 비롯해 생태학적 연구, 광릉 숲 내 장수하늘소의 분포와 서식지 환경에 대한 공동 현지조사를 진행한다.

또 국내 장수하늘소뿐만 아니라 인접 분포권 국가에 서식하는 표본 등에 대한 계통분류학적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는 국내에서 표본 자체가 매우 드물어 유전정보에 대한 명확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관리하는 모든 표본(9점)이 연구에 활용된다.

연구 결과는 공동 학술 논문 발표와 게재, 정책제안 등을 통해 보존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연구를 통해 분석된 자료와 표본은 2016년 하반기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장수하늘소 특별전’을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

▲ 협업연구에 활용되는 장수하늘소 표본 (사진제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장수하늘소는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며, 구북구(舊北區) 지역의 딱정벌레 중 가장 대형 종이다. 성충으로, 우화한(날개가 돋은) 형태와 절종위기에 처한 종이어서 희귀성을 지닌다. 또한 중남미에 분포하는 유사 종과의 분포적 영속성 등 생물학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는 종이기도 하다.

우화한 성충은 참나무류, 피나무, 느릅나무류 등의 줄기에서 수액을 빨아 먹고, 교미가 끝난 암컷은 기주목(寄主木, 다른 생물이 먹이로 하고 생육하는 나무)인 서어나무의 굵은 줄기를 찾아 주로 각이 진 나무껍질에 약 20~90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경기도, 북한, 중국 동북부 만주지역,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 서식하며 국내에서는 서울 북한산, 춘천 근교, 양구, 화천, 강원 소금강 일대에 서식했다는 보고가 있으나 최근까지 확인된 바 없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경기도 광릉 숲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8월 국립수목원 내에서 살아있는 암컷 1마리, 2014년 8월 광릉 숲에서 살아있는 수컷 성충 1마리를 발견한 바 있다. 광릉 숲의 경우 1970년대에 주민에 의해 흔히 발견됐으나 1980년대 이후 개체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1990년 이후 간헐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장수하늘소 연구는 1898년 러시아 곤충학자 세메노프(Semenov)가 시베리아에서 채집한 표본을 학계에 신종 발표한 것과 1936년에 일본 곤충학자 무라야마(Murayama)가 광릉 숲에서 채집한 장수하늘소 유충의 형태와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서어나무에 대한 논문 발표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1934년 조복성씨가 처음으로 형태학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용어 설명
구북구(舊北區): 생물 지리학상의 한 구역으로 중국 남부에서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제외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부 등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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