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소방차가 못 지나다니는 굴다리와 지하차도가 200여곳을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조물 설치로 소방차 통행이 어려운 곳은 총 271곳에 달했다.

유형별로 철길(굴다리)이 175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하차도 60곳, 육교 19곳, 기타 17곳 등의 순이었다.

소방차에는 사다리차와 펌프·탱크차가 있는데, 사다리차는 높이 4m, 폭 2.5m, 길이 13m로 최소 도로 폭이 3.25m가 돼야 하며 회전 반경도 9m 이상이어야 한다. 펌프·탱크차는 높이 2.8∼4m, 폭 2.5m, 길이 6∼13m로 최소 도로 폭이 3.25m, 회전 반경은 6.4∼9m 이상이어야 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 151곳, 서울 106곳, 경북 99곳, 부산 72곳, 대구 47곳, 강원 40곳, 인천 21곳, 전북 23곳, 전남 6곳 등에 이르렀다.

시설한계 높이를 위반한 시설물은 전국에서 8곳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령 제11호 ‘도로의 구조 및 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차도의 시설한계 높이는 4.5m 이상으로 하되 부득이할 경우 4.2m까지, 소방도로의 경우 3m까지 설치해야 한다.

서울에는 성동구 행당지하차도, 성북구 동선 굴다리·지하차도 등이 주민 편의를 이유로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됐으며 통과 차량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소사지하차도와 안양 만안지하차도는 지형 상황으로, 인천 남동구 간석지하차도는 규칙 제정 전 설치됐다는 이유로, 강원도 동해시 사문굴다리와 북평굴다리는 철도 시설 설치를 이유로 소방차가 통과할 수 없게 만들어졌다.

이 의원은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어 화재 진압에 필요한 황금 시간을 놓칠 상황이고 심지어 설치 규정에 어긋나는 곳도 부지기수”라며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조를 통해 시설을 철거하거나 개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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