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영국인 사망자 최소 15명”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평화롭던 튀니지 동부 지중해 해변이 최소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살육현장으로 변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소행이 자신들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 수스의 임페리얼 마르하바 호텔과 벨레뷰 호텔 앞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던 여행객들에게 총격이 가해졌다. 이날 튀니지 대학생 세이페딘 레그쥐(23)는 해변 파라솔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칼리쉬니코프 소총을 난사했다. 레그쥐는 해변의 여행객들을 향해 쉬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BBC 방송에서는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영국인 여성의 증언을 전했다. 이 여성은 “총소리라고 생각지 못했고 도망치는 사람이 쓰러진 것을 보고서야 뛰기 시작했다”면서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인 새라 윌슨은 “약혼남이 나를 위해 총알을 대신 맞았다”며 “총격이 시작되자 그가 내 앞으로 몸을 날려 나를 구했다”고 말했다. 약혼남 매튜 제임스는 어깨와 가슴, 엉덩이 등에 3발의 총탄을 맞았지만 다행히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최근 심장수술을 받은 남편을 위해 여행길에 올랐던 두 아이의 엄마인 간호사 로라 카티에(아일랜드 출신)는 불행히도 목숨을 잃었다.

테러범 레그쥐의 소총 난사로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테러에서 최소 15명의 영국인이 사망했다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트위터를 통해 “칼리프의 전사가 IS의 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이 처단한 사람 대부분이 칼리프 국가와 전쟁을 벌이는 십자군 동맹국의 국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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