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미국 프로농구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킹’ 르브론 제임스(30)는 지난주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에게 91-104로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일부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팀 사정 때문에 부담을 덜 느껴 자유롭게 경기를 한 것이 아닌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그의 자신감과 편안함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6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물었던 거였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아니다. 그것은 간단하다. 나는 자신하건대, 최고의 선수라고 자부한다.” 현 시대 최고의 농구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그로서 확고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었다. 그를 좋아하는 이들은 팀 동료들에게 결코 챔피언을 내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

6차전에서 그의 활약상은 개인적으로는 대단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32득점, 18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그의 빼어난 개인플레이에도 불구하고 97-105로 패하고 우승을 골든스테이트에 내주고 말았다.

그가 챔피언 결정전 6경기 동안 35.8득점, 13.3 리바운드, 8.8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자신을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스스로 호언할 정도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그에 대해 많은 비판자들이 있는 것은 왜 그럴까?

5차례 연속, 모두 6차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제임스였지만 우승을 차지한 건 단 2번뿐이었다. 그에게 챔피언 결정전 우승 운은 잘 따르지 않았다. 마이클 조던은 6번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6번 모두 우승한 것에 비하면 말이다.

소속팀이 패배를 한 상황에서 나온 그의 세계 최고선수 발언은 상당히 건방지고,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비쳐질 만했다. 제임스 스스로 말한 대로 그가 최고의 농구 선수일까? 공격, 수비, 리바운드 등에서 그는 탁월한 기량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량만을 앞세워서는 결코 위대한 선수는 될 수가 없다. 많은 개인적 기록을 갖고 있는 제임스지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미스하고, 경기의 분수령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위대한 선수는 큰 승부에서 묵직하고 비중있는 플레이로 팀에 기여한다. 이 점에서 그는 결코 위대한 선수군에 아직 들지 못한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매직 존슨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우승을 이끌었으며, 조던은 20년간 3회 연속으로 2번씩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5명의 선수들 가운데서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했다. 조던은 “기량으로 게임에서 승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기기 위해선 팀웍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골프, 테니스, 복싱 등 개인 종목에서는 개인의 경기력이 승패에 결정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농구와 같은 팀 종목은 개인의 경기력과 팀웍 등이 합쳐져야 성적을 낼 수 있다. 따라서 팀 종목에서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선 개인적 기량과 함께 보이지 않는 요소인 지혜와 팀 동료와 나눌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을 가져야 한다.

세계 최고선수라고 자신있게 선언한 제임스의 말은 인구에 회자될 만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오프시즌과 내년 시즌, 나아가 앞으로 NBA 타이틀을 다시 획득하게 되는 순간이 올 때까지 그가 한 말은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하더라도 겸손 등 인간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결코 진정한 ‘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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