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우걸(1946~ )
아직도 내 사랑의
주거래은행이다
목마르면 대출받고 정신 들면 갚으려 하고
갚다가
대출받다가
대출받다가
갚다가…

[시평]
‘어머니’ 아무리 내가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는 영원한 내 마음의 지주이다. 나이가 육십이 지나 칠십이 되어도, 힘이 들어 정말 견디기 어려울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부르게 된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에게 목마르면 대출을 받는, 자신도 모르게 매달리는 그런 존재이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평생을 목마르면 대출을 받고는 정신이 들며 갚으려 하는, 갚았다가는 다시 대출을 받고. 대출을 받았다가는 다시 갚는, 그런 내 영원한 마음의 지주. 그래서 어머니는 내 마음의 주거래은행이다.

오늘도 우리는 길을 가다가 문득 그 어머니로부터 마음의 대출을 받으려고 자신도 모르게 되뇐다. 자신만이 알아듣는 그런 자신만의 음성으로, 마음 속 깊고 깊은 곳에서 모셔둔 ‘어머니’, 자신을 확인하는 그 마음이 되어 그 마음을 되뇐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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