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가 2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국교정상화 50년, 일본군 ‘위안부’ 및 대일 과거사 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베 과거사 싹둑, 청산 없는 상생 불가능”
“박 대통령, 얼버무리지 말고 확실히 해야”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가 한일 양국 정상의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 축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2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국교정상화 50년, 일본군 ‘위안부’ 및 대일 과거사 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를 잊은 아베와 화해·상생은 불가능하다”며 “한일 양국의 축사는 아무 의미 없는 외침에 불가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양국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이 있다. 정부가 나서서 현안을 풀어 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가장 큰 장애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축사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같은 날 일본 도쿄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의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하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대협은 “아베는 과거사를 싹둑 잘라내고 마치 한일협정 이후 한일관계가 우호·협력·발전의 역사였던 것처럼 미화하고 있다”며 “아태 지역의 평화를 운운하는 일본은 도리어 과거사 외면과 군사적 재무장으로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존재”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에 대해서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는 허울뿐인 화해와 상생을 위해 내려놓거나 묻을 수 있는 ‘짐’이 아니”라며 “성과에 급급한 외교에 떠밀려 주도권을 잃거나 섣부른 타협을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정부가 무능해 늙은이들이 몇 십년 동안 나와서 이렇게 외쳐도 해결을 못해주고 있다”며 “여자인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얼버무리지 말고 회담 때 모든 것이 청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깨끗이 청산하고 교과서에 거짓말하지 말고 조상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빌게 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도 “그 사람들이 얼른 무릎 꿇고 사죄하는 꼴을 봐야 하는데”라며 “세상도 바뀌었으니 회개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빨리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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