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278명 가운데 찬성 156명, 반대 120명, 무효 2명으로 가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본회의 표결에 참석해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 원내 5석을 보유한 정의당은 표결에 전원 불참했다. 그나마 새정치민주연합이 논란 끝에 표결에 참여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로써 황 총리는 ‘반쪽 총리’만큼은 면하게 됐다.

이처럼 출발은 비록 미약했지만 황교안 총리에게 주어진 국정과제는 너무도 엄중하다. 시작부터 시련이 컸다고 해서 국정수행도 그렇게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당장 메르스 사태는 국정운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메르스 자체도 문제지만 그 여파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천공항에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길거리에도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 그뿐인가. 백화점이나 재래시장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모이질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철도나 지하철도 이전보다 한산하다는 소식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가 통한의 아픔으로 다가온다.

이제 황 총리는 메르스 사태 극복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다.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여론의 비판을 잠재우고 황 총리부터 전면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보다 더 먼저, 더 많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그 신선함과 의지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매진해야 한다. 과거 법무장관 시절 검찰을 지휘하던 그런 모습으로는 어림도 없다.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황 총리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경제현실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메르스 사태로 활력을 잃은 상태에서 가계부채는 거의 폭발 직전이다. 아무리 ‘내수시장 활성화’를 외쳐본들 가처분 소득이 늘지 않는 한 쓸 돈이 없다. 빚을 내서 생활하는 가구가 얼마나 될지도 두려운 지표다. 이런 가운데 생활 물가마저 올라 서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비도 내리지 않고 있다. 대지가 쩍쩍 갈라지고 있다. 서민들의 삶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싶다.

황교안 국무총리 임명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정치현안으로 당정청이 다투는 모습은 잠시 유보해야 한다. 황교안 총리가 맨 앞에 서야 한다.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여야와 머리를 맞대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렵다면 이제는 황 총리가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간 침착하고 신중했던 황 총리의 행보, 이제는 총리로서 새롭고도 신선한 활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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